수출, 한달만에 소폭 '반등'…반도체 16개월만에 '마이너스'
2월 수출, 전년보다 1%↑…수출 플러스 기조 간신히 회복 '수출 핵심 품목' 반도체 소폭 '감소'…車 수출 크게 '증가'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지난달 수출 실적이 전년과 비교해 1% 증가하면서 한달만에 '수출 플러스' 기조를 간신히 회복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지만, 2위 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은 526억 달러(76조9538억원)를 기록해 작년 같은 달보다 1% 늘었다.
한국 수출은 2023년 10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작년 12월까지 15개월 연속 플러스 기록을 이어왔지만, 지난 1월에 플러스 기조가 끊어진 바 있다.
일평균 수출은 23억9000만 달러(3조4965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 다만 '설 연휴가 없는' 2월 중에는 역대 1위 실적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96억50000만 달러를 수출해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1월까지 9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넘기면서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2월 들어 그 흐름이 꺾였다.
인공지능(AI) 산업에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은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범용 메모리 반도체인 'DDR4', '낸드' 등의 고정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게 산업부의 분석이다.
DDR5 16Gb(기가비트), DDR4 8Gb, 낸드 128Gb 가격은 각각 작년보다 7.5%, 25%, 53.1%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2월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도 58억 달러로 4% 감소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은 34억 달러로 2% 감소했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8% 증가한 61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진 수출감소 흐름을 끊고 플러스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작년보다 74.3% 급증한 13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자동차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내연차량도 17.7% 증가한 40억 달러를 달성했다.
다만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 영향으로 순수 전기차 수출은 24.8% 줄어든 7억 달러를 기록했다.
철강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철강 수출액은 25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아시아와 미국 철강 수출은 각각 12.4%, 30.7% 증가한 반면, 중국발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유럽연합(EU) 수출은 17.3% 감소했다.
아세안 인프라 프로젝트에 쓰이는 철강 수요가 증가했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 및 시황 둔화, 미국의 철강 25% 관세 부과 발표 등의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철강 가격 회복이 지연됐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양대 시장인 대(對)중국·미국 수출 실적이 모두 1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대중국 수출은 작년보다 1.4% 감소한 95억달러였고, 대미국 수출은 작년보다 1% 증가한 99억 달러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대중국 수출의 경우 최대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감소했지만 일반기계·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보합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2월 1∼25일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은 25억2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3% 줄었다. 일반기계(수출액 4억5000만 달러)와 무선통신기기(수출액 5억4000만 달러)는 각각 26.2%, 128.5% 늘었다.
대미 수출은 일반 기계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인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2월 1∼25일 대미국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31.9%, 자동차부품 수출 증가율은 9.8%를 기록했다.
2월 수입액은 0.2% 증가한 483억달러로 나타났다.
에너지 수입은 원유(-16.9%), 가스(-26.7%), 석탄(-32.8%) 수입이 모두 감소하면서 작년보다 21.5% 줄어든 94억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외 수입의 경우 반도체장비(24.7%), 석유제품(4.4%) 등을 중심으로 7.4% 늘어난 38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2월 무역수지는 작년보다 4억5천만달러 증가한 4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2023년 6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왔으나 1월 적자로 돌아선 이후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월에는 1월 주춤했던 수출이 반등하면서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했다"며 "최근 미 신행정부의 연이은 무역·통상 조치 발표에 따라 한국 수출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