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재건축 단지도 '엇갈린 희비'…선별 수주에 '수의계약' 속출

2025-03-02     김동현 기자
삼성물산이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과거 건설사들의 수주 각축전이 벌어졌던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초 벌어진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는 업계 1위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의 대결로 화제를 모은 바 있고, 강남구 압구정 등 알짜 중에도 알짜로 꼽히는 입지는 이미 건설사들이 전담팀을 꾸려 일찌감치 수주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반면 송파, 용산, 반포 등은 유찰단지들이 속출하며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거나 시공사 재선정에 나서는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총공사비 1조300억원 규모의 서울 반포구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 수의계약을 위해 조합 측에 단지명 '래미안 헤리븐 반포'를 지난 27일 제안했다.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은 다음달 29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과 수의로 계약하는 방안을 안건 상정해 최종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신반포4차의 경우, 반포 일대 한강변 입지로 건설사들의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 곳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삼성물산 외 다른 건설사들이 입찰 의사를 보이지 않으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결국 2차례 입찰 모두 삼성물산만 응하면서 수의계약 수순을 밟게 됐다.

과거 한강변 재건축 단지는 건설사들이 모두 군침을 흘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안정적인 사업 수익과 흥행이 보장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이러한 분위기는 많이 바뀐 모습이다. 원자재가격,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다수 현장에서의 공사비 분쟁 등 건설사들의 입장에선 부담되는 요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의 수주전 분위기도 지역에 따른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1월 진행된 올해 최대어급 한강변 재개발 사업장인 서울 용산구 '한남4 정비구역' 재건축 사업의 경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로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사업지는 1조6000억원 규모 메가톤급 사업장인 데다,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한강변 입지와 일반분양 비중이 높아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요소들로 업계 1위와 2위의 맞대결이 성사됐고, 치열한 수주전을 통해 삼성물산이 시공사 타이틀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연내 시공사 선정이 예고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사업은 이미 일찌감치 건설사들의 물밑 수주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리턴매치가 유력한 이곳은 이미 각 사별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조합원들의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압구정 인근에 홍보관을 마련하거나, 전탐팀을 꾸려 글로벌 설계사들과 협업하는 등 경쟁력 구축을 위해 역량을 쏟고 있다.

다음 달 진행될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사업 역시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일찌감치 맞대결 구도를 완성하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신반포4차'를 비롯해 인근에 자리한 '신반포2차'도 두 차례 유찰 이후 지난해 말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바 있다.

이외에도 송파구에서 '잠실우성4차'(DL이앤씨), '가락삼익맨숀'(현대건설) 등이 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용산구 역시 '한강변 산호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권이 4번 유찰된 끝에 롯데건설과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선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있는 만큼,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으로 재건축 사업이 예전만큼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의 경쟁입찰은 낮은 공사비를 제안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입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홍보비용 등은 수주에 실패할 경우 허공에 날아가는 돈이 되기에 이 역시 건설사들의 입장에선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조합과의 분쟁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 역시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드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