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中 빗장 열리나…'한한령 해제설'에 식품가 '들썩'

2025-02-26     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중국이 이르면 오는 5월 '한한령(限韓令)'을 해제할 수 있다는 '희소식'이 전해지면서 식품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수시장 침체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한령 해제에 따른 중국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한 우려를 타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한령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시행된 이후, 8년 동안 지속돼 왔다. 그간 몇 차례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여러 차례 연급됐지만, 닫아건 빗장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중국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기구인 '중국아태협력중심'은 이르면 다음달 한국에 문화사절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아태협력중심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한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열리는 APEC 회의를 앞두고 양국 간 교류 증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지난 19일 '2025년 외자 안정 행동 계획'을 발표하며 "연내 교육 및 문화 영역에 대한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5월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한령 해제 소식에 식품업계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 내 'K-콘텐츠'가 확산된다면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그동안에도 'K-푸드'가 중국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온 만큼, 한한령이 해제되면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중국 내 한국 콘텐츠가 활발하게 확산되면서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어 식품회사들도 추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잘 하던 것'에 집중하는 동시에 신제품 출시, 유통망 확대 등을 통해 시장을 더욱 공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한한령 해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오는 2027년까지 중국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해외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리온은 간식점, 벌크 시장 등 성장채널 판매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7%, 10.4% 성장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경쟁력 높은 신제품을 출시하고 기존 제품의 제품력을 강화는 동시에 채널별 입점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농심은 '신라면 툼바', '신라면 똠얌' 등의 제품을 출시해 젊은 이미지를 형성,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 내 지역 유명 음식의 맛을 적용한 현지화 제품을 출시해 중국인 입맛 사로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실제로 한한령이 해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해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로 이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되더라도 직접적으로 바로 영향이 있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한국 콘텐츠 유통이 활발해진다면 전반적인 분위기나 흐름이 개선되면서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한령이 지속되는 동안 중국 소비자들도 자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등 인식이 변화한 부분이 있다"며 "예전 같은 관심과 구매력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