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월2일 車관세' 예고…'對美 수출 1위' 韓 자동차 타격
韓, 전체 車수출의 절반가량 美에 수출…그간 FTA로 무관세 적용 배출가스 등 비관세장벽 문제 거론 예상…전체 수출 타격 가능성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폭탄'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가운데 표적이 자동차로까지 확장되면서 한국도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의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 비중이 큰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부과와 관련된 어떤 결정을 내리든 자동차 수출에 타격을 비롯한 여러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무역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하면서 '수입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아마도 4월 2일께"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수입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아마도 4월 2일께"라고 답했다.
다만 이 날짜가 자동차 관세 적용 시점인지, 구체적인 자동차 관세 부과 계획 발표일인지는 분명치 않다. 또 철강이나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처럼 모든 수입차에 일률적인 세율을 적용할 것인지, 상호관세 측면에서 무역 상대국별로 관세를 차등 부과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종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면서 즉각 시행하지 않고, 일정한 준비 기간을 둔 채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동차·반도체·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자동차 관세 관련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무역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와 상대국의 각종 무역 장벽을 문제 삼으면서 그간 적국과 동맹을 가리지 않고 관세를 무기로 휘둘러온 데다가 한국은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의 승용차 및 경량 트럭(Passenger Vehicles and Light Trucks) 신차 수출입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은 미국에 153만5616대(366억 달러·약 52조8000억원)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이는 수출량으로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 금액으로는 멕시코,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반면,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은 4만7190대(21억 달러·약 3조원)에 불과하다. 자동차 분야에서만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가 거의 50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을 관세 부과의 첫 번째 배경으로 항상 꼽아왔기 때문에 한국산 자동차에도 관세를, 그것도 상당히 높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도 관세 부과에 대한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온 데다 미국 상무부와 재무부가 오는 4월 1일까지 무역실태를 조사해 무역 상대국별 '상호 관세'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미국 정부는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 실적이 저조한 갖가지 이유를 들이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 된다면 한국 자동차 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한국 자동차 업계는 한미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 받아 대미 수출에서 관세를 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관세를 부과 받으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수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 달러이며, 이 중 대미 수출액은 347억4400만 달러였다.
게다가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인데다 규모 면에서 2위인 반도체(106억8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하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다른 어떤 품목보다도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