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칠성음료 '매출 4조' 찍고도 '고심'…돌파구는 '글로벌'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롯데그룹 주력 식품계열사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나란히 4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내수 부진과 원가 상승 부담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뒷걸음질쳐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 4조2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4.8% 늘어난 수치로, 국내 종합음료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4조원 고지를 밟았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2% 줄어든 1849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600억원으로 64.0%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내수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을 원인으로 꼽았다. 국내 소비 침체로 음료와 주류 판매량이 줄었고, 캔·커피·오렌지 농축액 등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이 이어지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웰푸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소비 위축과 원재료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 매출액 4조443억원, 영업이익 1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5%, 11.3% 감소했다.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각종 원재료의 글로벌 가격 상승에 환율까지 폭등하면서 기업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특히 주 원재료인 코코아는 지난해말 뉴욕 선물시장에서 톤당 1만2565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코아 가격 상승은 이상기후에 따른 재배 면적 감소가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당분간 가격이 안정세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적인 악재가 이어지며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은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글로벌 부문 매출이 1조2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1%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에는 필리핀펩시의 힘이 컸다. 롯데칠성음료는 2023년 3분기 말 필리핀 음료업계 2위 기업인 필리핀펩시의 경영권을 취득했다. 롯데칠성음료 연결재무제표에 2023년도 4분기부터 적용됐고, 지난해부터 연간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면서 회사의 매출 4조원 달성을 견인했다.
이밖에 해외 자회사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파키스탄은 전년 대비 267억원 성장한 연간 14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미얀마도 58억원 증가한 6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자회사가 있는 미얀마, 파키스탄, 필리핀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 수익률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해 나갈 방침이다. 해외 매출 비중을 45%까지 확대하기 위해 해외 업체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는 14억명이 넘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17조원 규모의 제과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롯데웰푸드는 현재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 등 두 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인도 매출은 2700억원에 달한다. 롯데웰푸드는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 준공 및 통합 법인 출범 등을 잇따라 진행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상반기 내에 출범하는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 통합 법인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물류 거점을 통합해 효율화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인도 하리아나 공장을 빼빼로 브랜드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낙점하고 올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실적을 내고 있는 식품기업들의 공통점은 해외 시장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져가는 가운데,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해외시장 개척을 주문하고 있는 만큼 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