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역대급 실적에도 '점포 축소'…'금융 소외' 심각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은행 점포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고령층 등 금융 소외계층의 불편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6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에도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총 영업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779개로 전년 동기(2827개) 대비 48개 줄었다. 올해도 지점 폐쇄는 이어졌다. 이날 기준 4대 은행의 지점은 2726개로 53개 감소했다. 1년 새 100곳 이상 감소한 것이다.
앞으로 추가적인 지점 폐쇄 및 통폐합을 감안하면 오는 3월 말까지 사라지는 영업점은 150곳 이상에 달한 전망이다.
은행별로 영업점 폐쇄 현황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57곳을 줄이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뒤이어 우리은행(52곳), NH농협은행(36곳), KB국민은행(25곳) 등의 순이었다. 이같은 오프라인 점포 폐쇄 배경으로 은행권은 모바일뱅킹 이용량 증가에 따른 경영 효율을 들었다.
반면, 금융당국과 고객 입장에선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며 물리적 점포 등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고령자·장애인·비도심 거주자 등 취약한 금융 소비자의 금융거래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나 장애인, 비도심 거주자 등이 점포 폐쇄에 따라 은행 업무를 손쉽게 볼 수 없게 된다면, 금융소외 현상이 심화돼 사회적 문제로 대대두될 수 있다.
게다가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막대한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점포 폐쇄를 강행하는 은행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3%늘어난 16조4205억원에 이른다.
은행들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지만 점포 폐쇄 조치를 이어가면서 일각에선 고객을 위한 경영이 아닌, 비용 절감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객 불편을 감수해야 할 만큼 영업점 폐쇄를 강행하는 게 과연 필수적인 조치인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 노조의 임단협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은행 영업 시간까지 현재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는 지난 6일 열린 '2025년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올해 주요 안건 중 하나로 '주 4.5일제 도입'을 명시한 바 있다.
이처럼 은행 영업점 축소와 금융노조가 제시한 주 4.5일제 도입과 영업시간 단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그에 따른 불편은 고스란히 고객 몫이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업무까지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로 진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은행 입장에선 효율성 측면에서 영업점 축소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