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딥시크 금지' 바람…과도한 데이터 수집 우려

2025-02-08     곽민구 기자
딥시크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정부 부처와 국내 기업들이 최근 '딥시크 금지 조치'를 잇따라 시행하고 있다. 이용자 데이터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는 의혹에 사용 금지를 권고했다.

앞서 유럽, 일본, 대만, 호주 등 많은 국가가 딥시크 사용을 막은 가운데 우리나라도 딥시크 금지 바람에 편승한 것이다.

국방부·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일 외부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에서 딥시크 접속을 제한했다.

이번 조치는 범정부 차원에서 생성형 AI 사용 시 민감한 업무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행정안전부도 중앙부처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딥시크와 '챗GPT' 등 생성형 AI 사용에 유의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같은 날 국내 주요 IT 기업들도 딥시크 금지령에 나섰다. 카카오는 전날 딥시크의 사내 업무 목적 이용을 금지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이는 국내 대형 IT 기업 중 첫 번째다.

LG유플러스도 딥시크 사용 금지에 대한 정보보안 안내문을 공지했다. 사내망에서 딥시크를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딥시크의 보안 안정성이 확인될 때까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직원 개인 PC를 이용해서도 딥시크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지난해 12월 20일 거대 언어 모델(LLM) 'V3' 기반의 추론 특화 모델 'R1'을 공개했다. 저비용·고성능으로 글로벌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다만 비용 진위 여부와 함께 과도한 정보 수집에 대한 의문이 이어졌다.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딥시크 경계령'이 내려졌다. 대만 디지털부는 지난달 공공부문 근로자들에게 중국 정부로 데이터가 유출돼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이용 금지령을 내렸다. 일본 정부도 이달 초 공무원에게 이용을 삼가도록 할 방침을 밝혔다.

미국은 해군과 항공우주국(NASA) 등 일부 연방 기관과 텍사스 주가 딥시크 사용을 막았다. 이탈리아는 앱 마켓에서 딥시크를 전면 차단했다. 호주도 모든 정부 기관에 딥시크 접속을 금지했다.

증권업계를 비롯한 경제·산업 전반에서도 지난 6일부터 딥시크 금지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쳤다. 보안 우려가 확산되자 딥시크 접속을 차단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외부 인터넷망에서 딥시크의 사내 접속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특히 보안을 넘어서는 추가 조치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도 내부 보안을 이유로 외부망에서 딥시크 접속 차단 조치를 잇따라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교보증권을 시작으로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IBK투자증권, LS증권이 딥시크 접속을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기업들도 동참했다. 신세계그룹도 같은 날 임직원들에게 딥시크에 대해 예외 없는 차단을 유지한다고 공지했다. 롯데그룹 역시 사내 정보 보호를 위해 딥시크, 챗GPT 등 생성형 AI 플랫폼의 직접적인 접속을 제한하기로 했다. 쿠팡도 딥시크뿐만 아니라 챗GPT에 대한 접속 자체를 차단했다.

제약·바이오 업계도 대웅제약,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딥시크 등 AI 사용주의 바람에 편승했다.

게임 업계는 7일까지 사용을 금지한다는 소식이 없었으나, 현재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각사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 있는 만큼 딥시크 사용 가능성이 작만, 최근 AI를 통한 정보 유출이 격화되는 만큼 신중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 사용 여부에 대해 소식이 나오지 않은 곳이 많으나, 대부분이 접속을 자제하는 분위기일 것"이라며 "딥시크가 7일 성명서를 냈으나, 과도한 정보 수집 등에 대한 해명이 없는 만큼 이 같은 흐름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