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가 간다] 하나은행, '평택 외국인센터'를 가다

2025-02-07     김지훈 기자
평택시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기획물 '김기자가 간다'는 경제, 산업, 사회 등 각종 이슈에 여행을 더한 농도 100%의 현장 탐방기다.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 포커스를 맞춰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편집자주>

◆ 평택 외국인센터의 소문을 듣고

은행을 방문한 지 오래됐다.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은행을 찾을 일이 없게 됐다.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서 은행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음을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 신기한 광경을 봤다는 그의 목격담으로 하나은행 평택 외국인센터를 조사하게 됐고 특히 두 가지가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첫째 평택뿐 아니라 화성, 안성 등 경기 남부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외국인들이 찾는다는 점이다. 둘째는 미래 사회를 보듯 창구 손님과 행원 사이에 반투명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말하면 즉시 번역되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오토바이에 올라 평택시 평택동으로 핸들을 돌린다.

◆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외국인 고객 유치

평택시에 따르면 외국인 주민은 4만5943명으로 전국 226개 지자체 가운데 8번째로 많은 주민이 거주 중이다. 외국인 비중이 크다 보니 지난해 3월 시에서는 제1차 평택시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 기본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이러한 배경에 주목했고 지난해 9월 19일 평택동에 외국인센터를 개점했다. 이를 통해 신규 손님 유치는 물론 해외 송금 수수료, 외환 매매익 등 비이자 수익 창출에 힘을 더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평택 외국인센터는 다국적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평택뿐만 아니라 화성·안성 등 경기 남부 지역 근로 및 거주 외국인들까지 소화 중이다. 직접 가보면 금융 업무 외에도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는 고객이 자주 오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하나은행은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전담 금융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장 등 근무로 평일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을 위해 전국에 일요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손님을 위한 본점 전담 마케팅팀 등도 운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외국어 가능 직원들로 구성된 전담팀은 현재 9개 국가 언어를 지원하는 1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영업점 방문 외국인 손님들에게 통역 서비스 제공과 상품·서비스 등을 안내하고 있다. 

◆ 손님과의 소통은 똑똑하고 편리하게

평소에 외국인과 대화할 때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서 소통한다. 기술의 진보에 놀라게 되는데 평택 외국인센터에서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래 사회에 대한 묘사가 현실화했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처음 창구 앞에 놓인 디스플레이를 보게 된다면 감탄사가 나올 것이다. 말하면 즉시 번역돼 손님과 행원은 각자 모국어로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 38개의 언어가 지원되는 똑똑하고 편리한 시스템은 빠르고 정확한 업무처리를 도우면서 안정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해외송금 전용 모바일 앱(Hana-EZ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16개 국가 언어 서비스와 해외 제휴 은행과 다이렉트(API) 송금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외송금 사후관리 등 사전 예방으로 외국인 손님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현재 고용허가제 대상 국가 중심 8개 국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이며 지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추운 날 다니기 싫어요" 개선점도 필요

한국의 겨울은 춥다. 평택 외국인센터 인근에는 베트남, 태국 등 더운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도 우리와 같다. 추운 날씨엔 실내에서 나오기 싫다는 것이다.

태국 국적의 한 손님은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계좌 개설을 하지 못했다"라면서 "계좌 개설을 빨리해서 먼저 온 친구들처럼 추운 날 나오지 않고 편안하게 고향에 송금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내국인은 비대면 인증을 통해 어렵지 않게 계좌 개설 등 각종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지만 외국인의 경우 최초 창구에서 계좌 개설 등을 통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외국인 손님의 은행거래 편의 확대를 위한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라며 "해외은행과 API 등을 통해 직접 연결해 좀 더 빠르고 정확한 해외송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외국인 신용평가 모형 개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 다음 편이 궁금해

얼마 전 '대왕고래'에 이어 '마귀상어'가 등장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한국 증시에 변동성 바람이 휘몰아쳤다. '마귀상어'가 부상하기 전 집중 조명받았던 '대왕고래'의 땅, 포항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영일만 일대를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