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금 사자" 행렬…한은은 11년째 제자리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금이 1돈에 56만원까지 치솟는 등 국제 금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갱신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2013년부터 11년 넘게 금 매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골드러시'를 벌이는 것과 상이한 행보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금 보유량 순위는 38위로 밀려났다. 

6일 세계금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말 기준 104.4t의 금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8위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3위)과 유럽중앙은행(ECB·13위)까지 포함하면 40위까지 추락했다.

우리나라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상위 40위권 중앙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금 매입에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의 금을 추가로 사들인 뒤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총량을 104.4t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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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은의 금 보유량 순위도 2013년 말 세계 32위에서 2018년 말 33위, 2021년 말 34위, 2022년 말 36위로 점차 하락해 지난해 38위까지 미끄러졌다. 1년 만에 두 단계가 하락한 것은 이례적이다.

2023년 말 38위였던 카타르(99.2→110.8t)와 39위였던 헝가리(94.5→110.0t)가 각각 10t 넘는 금을 매입한 영햐이 컸다. 

한은은 지난해 4월 블로그에서 "금 가격 고평가 견해가 우세하다"며 "향후 투기적 금 선물 매입 포지션이 청산되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국제 금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 전날 장중 온스당 2845.1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이 마지막으로 매입한 2013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세계금위원회는 "각국 중앙은행이 3년 연속으로 총 1000t이 넘는 금을 매입했다"며 "지난해 연간 투자액은 1186t으로 4년 만에 최고였고, 특히 4분기에만 333t에 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금 보유량은 미국이 8133.5t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3351.5t), 이탈리아(2451.8t), 프랑스(2347.0t), 러시아(2335.9t) 등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금 보유량은 2279.6t으로 세계 6위 수준이었다. 작년 한 해 33.9t을 추가로 사들이며 러시아와의 격차를 좁혔다.

폴란드는 89.5t, 튀르키예는 74.8t, 인도는 72.6t 등 상대적으로 많은 양을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