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매운맛' 하루 앞…우리금융에 쏠린 '눈'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지주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여기에 이복현 금감원장이 '매운맛'을 보여주겠다고 단언하면서 검사 발표의 핵심인 우리금융의 검사 결과에 시선이 쏠린다.
금감원은 지난해 진행한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 중간 결과를 오는 4일 발표한다. 검사 대상은 우리금융을 비롯해 KB금융지주, NH금융지주, 신한금융투자, 토스 등이다. 검사 결과에는 내부통제 관련 사항을 비롯해 자본 비율과 자산건전성, 리스크관리 관련 사항 등도 포함된다.
특히 이번 금감원 검사 발표의 핵심 대상은 우리금융이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 1월 검사결과 발표를 재차 연기하면서 '핵심에는 우리금융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어 피검사자인 우리금융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 검사는 현재 우리금융이 진행 중인 보험사 인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심사는 금감원이 위탁받았는데, 검사 과정에서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와 함께 보험사(동양·ABL생명) 인수의 적정성도 따져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우리금융은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 수익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비(非)이자 이익 확대'에 집중했다. 실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비이자 이익 확대의 일환으로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까지 나섰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지난달 15일 금융위에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승인 신청서를 접수했다.
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 승인 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 평가 종합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하지만,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험사 인수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3분기 기준 11.96%로 5대 금융지주 중 13% 미만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해서다.
여기에 올해부터 경영실태평가 중 내부통제가 별도 평가 부문으로 분리되면서, 평가비중이 기존 5.3%에서 15%로 대폭 확대됐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양 생명보험사에 대한 인수승인 절차 상황과 관련 "절차에 따라 심사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으며, 상황에 따라 심사 기한이 연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금융이 초조해 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심사 기한이다. 계약일로부터 1년 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계약 파기는 물론, 인수가의 10%인 15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와중에 금감원이 인수 절차를 늦추면서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앞당겨 발표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일각에선 인수 가능성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규정상 인수 승인 기한에는 자료 보완 요청이 산정되지 않는데, 금감원이 우리금융에 자료 보완을 계속 요구하는 식으로 시간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ABL생명, 두 생보사를 인수키로 결정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시 인수가는 동양생명 75.34%(1조2840억원), ABL생명 100%(2654억원)으로 총 1조5493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금융은 은행 비중이 지난해 실적 기준 95%로 이자이익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KB금융의 KB국민은행 비중이 약 55%인 것과 비교하면 40% 차이가 나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금융 입장에선 비이자 이익을 늘리기 위해 보험사 인수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금감원의 정기 검사가 우린금융과 은행에 쏠린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 인수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직접 (겸사 결과를)발표한다는 것만으로도 지주와 은행 등 전 금융권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앞서 '매운맛을 알리려한다'고 단언한 만큼 수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