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컨슈머] 설 연휴, 먹부림 후 '위식도역류질환' 잠재울 약은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최장 9일에 달하는 황금 설 연휴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일상 복귀에 앞서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특히 명절 음식은 전, 갈비찜, 잡채 등 대부분 기름진 음식인 데다, 평소보다 많이 먹기 때문에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될 수 있다.
의학계에 따르면 기름진 음식과 과식은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기름진 음식은 식도 괄약근을 이완하는데, 괄약근이 약해지면 위산이 쉽게 식도로 역류해 속 쓰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식하면 위가 과도하게 팽창하면서 내부 압력이 증가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식도 괄약근은 위와 식도 사이에서 음식물이 위로 역류하지 않도록 조절하는데, 과식은 괄약근의 힘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증상은 속 쓰림, 신물이 올라오거나 잦은 트림, 기침, 가슴 답답함 등 다양하다. 주로 낮보다는 밤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며 '심근경색'과 증상이 비슷해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역류성 식도염의 재발 우려는 80% 수준인 만큼,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약물 치료와 평소 생활 습관의 개선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의 트렌드인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 계열 약물에는 HK이노엔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있다.
대한민국 30호 신약인 케이캡은 HK 이노엔이 자체 개발한 P-CAB 계열 주사 제형 치료제이고, '케이캡정'은 정제형(경구 복용) 약물이다.
P-CAB 제재는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와 칼륨 이온 결합을 방해해 위산의 분비를 경쟁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다.
케이캡정은 복용 후 1시간 내에 빠르게 약효가 나타나고 6개월까지 장기 복용 시에도 유효성과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는 2019년 출시했으며 2022년부터 글로벌 진출에 본격 나섰다. 최근에는 호주 제약사 '서든 엑스피'와 완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은 2028년까지 케이캡의 전 세계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경쟁력 확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동일 계열 제품으로 제일약품의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시트르산염)이 있다.
자큐보정은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지난해 4월 국내 제37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지난해 4월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으로 허가받은 후 9개월 만인 10월에 국내 출시됐다.
제일약품은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큐보정의 위궤양 치료제 추가 적응증 허가를 신청했다. 제일약품은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자큐보정의 구강붕해정(녹여 먹는) 제형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할 방침이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정'도 P-CAB 계열의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다.
대웅제약은 2008년부터 13년간 자체 기술로 펙수클루를 연구·개발해 2021년 국산 34호 신약으로 국내 허가를 취득했다. 이후 2023년 7월 필리핀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고, 지난해 7월에는 멕시코, 에콰도르, 칠레 등 중남미 3개국에 차례로 선보이며 글로벌 입지를 빠르게 확대했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는 에소메프라졸 등 기존 PPI 계열 치료제 대비 위산 분비의 빠른 억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상 3상에서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제제의 단점인 느린 약효, 식이 영향 등을 개선해 빠르고 안정적인 위산 분비 효능을 입증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2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기반의 위식도 역류질환과 위·십이지장궤양 복합 치료제 '라베칸듀오'를 출시했다.
라베칸듀오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PPI인 '라베프라졸'과 제산제 '탄산수소나트륨'을 결합한 복합제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미란성 또는 궤양성 위식도역류질환 △위식도역류질환의 증상 완화 △위식도역류질환의 장기간 유지 요법 등 다양한 적응증을 확보했다.
JW중외제약은 복합제인 라베칸듀오가 기존 PPI의 단점인 느린 약효 발현 속도를 개선해 복용 후 약 30분 만에 증상을 완화하며 P-CAB와 유사한 수준의 효능을 보인다고 밝혔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P-CAB이 빠른 약효의 발현을 특징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트렌드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번 복합제 형식의 PPI 계열 약물의 출시는 P-CAB과 유사한 수준으로 효능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기존 라베프라졸 단일제 '라베칸'에 이어 복합제 출시로 소화기계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