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로봇 경쟁력' 제고 박차…'미래 사업' 집중

2025-01-31     곽민구 기자
베어로보틱스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미래 사업인 로봇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인간형로봇), LG전자는 상업용 로봇에 집중하는 등 관련 사업에 대한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의 자율주행 로봇기업 '베어로보틱스'의 30%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의결했다.

베어로보틱스는 2017년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 로봇 기업이다. 로봇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구축, 다수 로봇을 최적화한 경로로 움직이는 군집제어 기술, 클라우드 관제 솔루션 등 분야에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3월 6000만 달러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취득하고 최대 30% 지분을 추가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콜옵션 행사가 완료되면  지분의 51%를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하며 베어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LG전자는 '클로이 로봇' 중심의 상업용 로봇 사업 일체를 베어로보틱스와 통합할 계획이다. 하정우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베어로보틱스 주요 경영진은 유임해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LG전자에서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 상업용 로봇 사업 시너지 창출에 매진한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를 통해 상업용 로봇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고객을 이해하는 공감 지능(AI)과 가전 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가정용·산업용 로봇 사업도 강화한다.

조주완 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의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로봇 사업의 방향성과 관련해 "로봇은 명확한 미래(Certain Future)"라며 "현재 집중하고 있는 F&B·물류 배송 로봇을 넘어 이동형 AI홈 허브 등 가정용 로봇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베어로보틱스 경영권 확보는 상업용 로봇을 비롯한 LG전자 로봇 사업 전반에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추가 투자는 명확한 미래인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상업용·산업용·가정용 등 로봇 사업 전방위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삼성전자도 올해 상반기 AI 컴패니언(집사 로봇) '볼리'를 출시하는 등 로봇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CES 2025' 개막 하루 전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볼리 출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CES 2024'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볼리를 깜짝 공개한 이후 1년 만이다.

볼리는 노란 공 모양으로 사용자의 패턴을 지속적으로 학습해 진화하는 AI 로봇이다.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컨트롤하고 고령자와 어린이, 반려동물 등을 돌본다.

이 로봇은 홈 트레이닝 메이트가 되거나 재택근무 시 보조 스크린을 제공한다. 다양한 활동을 보조하는 일종의 집사 로봇인 것이다. 해당 로봇은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하고 별도의 컨트롤러가 필요 없다. 삼성전자는 볼리를 'AI 홈 동반자'로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조직 개편에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로봇을 낙점했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14.71%에서 35.0%로 확대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복안이다.

로봇 산업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해 "AI 시대 다음 단계는 로봇 공학"이라고 주장하면서 주목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332억 달러였던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6년 741억 달러(약 10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은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사업"이라며 "양사 간 경쟁보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