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지각변동]③ 에코프로·비엠, 2차전지 영광 어디로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이 급감했다. 주식 10개 중 7개는 시총이 줄어들었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의 시총 하락은 시장 하락을 주도했고 시총이 10조원 넘게 하락한 기업도 많았다.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의 변동이 컸던 기업들을 알아보고 시장 하락의 원인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에코프로 관련주'가 급락세다. 주식시장은 얼어붙었고, 2차전지에 대한 열기는 급속도로 식었다.
에코프로그룹은 대표적인 2차전지(리튬2차전지) 양극재 생산기업으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지주사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016년 5월 양극소재 사업 전문화를 위해 모기업 에코프로에서 물적 분할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2차전지 소재 대장주다.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의 실적 93%를 차지하고 있다.
에코프로 관련주는 지난해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첫 거래일 63만8000원에서 올해 첫 거래일 5만5200원으로 91.34%나 줄어들었다.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기간 28만3500원에서 10만5500원으로 62.7%로 밀려났다.
시가총액도 급락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에코프로의 시총이 35조7773억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시총이 17조4086억원이나 급락했다.
시총 순위도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초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 1위에 올라 있었지만 현재는 알테오젠에 1위를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에코프로는 올해 초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은 4분기 '어닝쇼크(실적충격)' 수준의 실적이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을 각각 4529억원, 249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매출 5306억원·영업손실 122억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들의 재고조정이 진행되며 양극재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라며 "판가와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각각 8%와 9%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KB증권도 에코프로비엠의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는 43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영업적자 270억원)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전방 시장의 성장 둔화로 성장 둔화로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고객사의 재고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보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한 3조7588억원,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해 354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까지는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에코프로비엠은 인도네시아 그린 에코 니켈 프로젝트를 통해 저렴하게 원재료를 조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경쟁력 있는 제품 가격을 통한 고객사 확대와 이를 통한 가동률 상승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