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위메이드, 엔비디아와 협력…게임 업계 'AI' 본격 도입

2025-01-09     곽민구 기자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크래프톤과 위메이드가 엔비디아와 협력하며 본격적으로 게임에 인공지능(AI)를 도입한다. 양사 외에도 넥슨,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게임사들이 AI 활용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기존보다 더 차별화된 게임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AI 혁신 기술 'CPC(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신개념 캐릭터)'를 최초로 공개했다.

독창적인 게임 개발 역량과 차별화된 AI 기술을 갖춘 크래프톤과 글로벌 AI 반도체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한 것이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함께 게임에 특화된 혁신적인 AI 기술인 CPC를 공개하며 미래 게임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CPC는 엔비디아의 AI 가상 캐릭터 개발 기술 '엔비디아 에이스(ACE)'로 구축된 게임 특화 온디바이스(기기 탑재) 소형 언어 모델(SLM)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다. 기존 NPC(플레이어가 조종하지 않는 캐릭터)와 달리 이용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사람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크래프톤은 'PUBG' IP(지식재산권) 프랜차이즈와 '인조이(inZOI)'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하고, 이용자 경험의 변화를 이끌 계획이다.

미르5

위메이드의 종속회사 위메이드넥스트도 같은 날 엔비디아와 협력해 '미르5'에 등장하는 AI 보스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머신러'(기계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것)과 SLM이 적용된 AI 모델을 파인튜닝(세부 조정)해 미르5의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 에이스와 AI 추론 마이크로 서비스 님(NIM),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 카드 지포스 RTX 5090 등이 활용된다.

아스테리온은 머신 러닝을 통해 이용자 행동 패턴을 학습하며,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 정교하고 진화한 공격을 선보인다. 이용자는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 아스테리온에 도전해야 한다.

박정수 위메이드넥스트 대표는 "항상 새로운 전술을 요구하는 미르5의 AI 보스는 게임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 기술이 게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AI 도입을 큰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한층 더 향상된 NPC와 몬스터(적)들로 인해 기존보다 한층 더 향상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다.

이미 국내 게임사들도 AI 도입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 렐루게임즈는 AI와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해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과 GPT로 NPC를 만들어 직접 대화를 주고받는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을 선보였다.

넥슨은 음성 생성 도구 보이스 크리에이터를 게임 내 캐릭터에 적용했으며, 엔씨는 생성형 AI 모델 바르코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 내 컨셉 아트, 시나리오 제작에 AI를 활용 중이다. 엔씨는 지난해 말 AI R&D를 담당하던 리서치본부를 분사시켜 자회사 엔씨 AI를 출범하는 등 AI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 크래프톤, 엔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게임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AI를 도입하고 있다"라며 "NPC와의 대화, 적과의 전투 등 고정적이었던 기존과 달리 매번 달라지는 게임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