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젠슨 황 한마디에 '20만 닉스' 단꿈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엔비디아 랠리'에 힘입어 두 달 만에 '20만 닉스'를 찍으며 상승하다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한마디에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며 주저 앉았다.
SK하이닉스는 7일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4800원(2.40%) 하락한 1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이날 20만5000원으로 출발해 20만6500원(3.35%)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가가 20만원선을 재돌파하며 '20만 닉스'에 등극한 것은 작년 11월 8일 이후 처음이다. 이후 주가는 보합권에서 등락하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결국 하락 마감했다.
주가 하락에 불을 지핀 것은 젠슨 황 CEO의 말 한마디다. 그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을 탑재한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공개했으나, 이 제품에는 마이크론의 GDDR7 메모리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지포스는 데스크톱·노트북 등 PC에 들어가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ES 2025 에서 젝슨 황 CEO가 8년 만에 기조연설을 하면서 RTX 신제품을 공개했지만 국내 칩이 아닌 마이크론의 GPDDR7을 탑재한다는 소식에 SK하이닉스 등에서 실망 매물이 출회됐다"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CES 2025'에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6단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투자자들은 젠슨 황의 입에 더 주목한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CES2025에서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더블데이터레이트(DDR)와 익스프레스링크(CXL), 지능형 반도체(PIM) 등 AI 메모리 라인업을 공개한다. 또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개선한 'ZUFS 4.0'과 'LPCAMM2' 등 온디바이스 AI용 제품도 전시한다.
CES2025 개막에 관련주 모멘텀이 둔화하는 가운데 공개되는 라인업들이 주가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 3일부터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반도체 업종 훈풍' 영향과 'CES2025'의 기대감 반영으로 전 거래일까지 무려 16.09% 급등한 바 있다.
증권가에선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점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 AMD 등이 CES2025에서 다양한 신제품 공개하고 있고 이들 기업의 이익 성장성을 반영한 주가는 시장보다 저평가되어 있어 주가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라면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미국 AI 반도체 기업들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긍정적인 흐름을 언제든지 보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주가의 저점 상승 국면을 예상한다"라며 "커머디티(원자재 등 상품) 가격 하락, 올해 1분기 감익 전망에도 불구하고 작년 4분기 실적에서 확인될 경기 방어력은 AI 사이클에서의 실적 저점에 대한 기준을 과거 대비 현저히 높일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 HBM 계약이 올해 2분기 말 가시화되는 만큼 증익 구간 진입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추천한다"라면서 SK하이닉스를 업종 내 톱픽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