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기 '바늘구멍' 되고 나면 '철옹성'…연간 계층상승 18%뿐
고소득자86%·빈곤층69%가 2년째 계층이동 안 돼…통계청, 첫 소득이동통계
한 해 동안 소득이 늘어 계층(소득분위)이 상승한 대한민국 국민은 10명 중 2명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은 진입이 어렵지만 일단 들어서서 이른바 '부자 지위'를 갖추면 오래 머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며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노년층 10명 중 4명은 1년 뒤에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빈곤층의 계층 고착화도 감지됐다.
'금수저·흙수저'로 압축되는 대한민국 계급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통계청은 17일 이런 내용의 '2017∼2022년 소득이동 통계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 소득계층 이동성 2년째 하락세…역동성 뒷걸음질
이번 통계는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핵심 과제인 사회 이동성 개선과 취약계층 지원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통계청은 이번 통계를 위해 국세청 소득자료(근로·사업) 등 데이터를 결합해 표본 1천100만명 패널 형태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가 특정 시점의 소득분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횡단 통계라면 소득이동 통계는 수년간 같은 표본을 분석해 사회 이동성을 파악하는 종단 자료다.
2022년 소득 분위가 전년과 비교해 올라가거나 내려간 사람 비율을 뜻하는 소득이동성은 34.9%였다. 나머지 65.1%는 전년과 같은 소득 분위에 머물렀다.
소득분위 이동성은 2019→2020년 35.8%, 2020→2021년 35.0% 등 2년째 하락세다. 그만큼 사회 이동성이 줄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고소득자·빈곤층일수록 분위 유지 비율↑…신분 고착화 가능성
2022년 소득분위별로 유지 비율을 보면 고소득자인 5분위가 86.0%로 가장 높았다.
2021년 5분위였던 사람 10명 중 약 9명이 이듬해에도 소득 계층 하락 없이 5분위 지위를 유지했다는 뜻이다.
5분위의 소득분위 유지 비율이 높은 것은 그만큼 다른 분위에 비해 진입이 어렵고 일단 진입에 성공하면 쉽게 하위 계층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적기 때문이다.
2021년 4분위 계층 중 이듬해 5분위로 이동한 비율은 10.2%로 다른 소득 분위 이동(1→2·2→3·3→4분위 이동) 중 가장 낮았다.
거꾸로 2021년 5분위 계층 중 이듬해 4분위가 된 비율은 9.5%로 마찬가지로 다른 분위 이동 중 가장 낮았다.
빈곤층인 1분위의 소득분위 유지 비율은 69.1%로 5분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빈곤층인 하위 20%에 속하는 사람 10명 중 7명이 이듬해에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같은 계층에 머물렀다는 뜻이다.
다른 분위에 비해 5분위와 1분위의 소득 유지 비율이 다른 분위보다 높다는 점은 그만큼 소득 양극화가 고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