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5수' MG손보, 메리츠화재 품으로…남은 과제 산적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매각 5수생' MG손해보험(이하 MG손보)이 메리츠화재의 품으로 들어간다. 메리츠화재가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MG손보의 낮은 재무 건전성과 노동조합과의 갈등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메리츠화재가 앞서 MG손보의 부실 리스크가 예상보다 심각하거나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완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최종 인수가 성사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MG손보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했다.
예보는 지난 2022년 금융당국이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이후 4차례 매각 절차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5차 입찰부터는 수의계약으로 매각 방식을 변경했다.
수의매각에는 국내 금융지주사, 은행, 보험사, 대형 PEF 등이 인수 의사를 전했지만,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회사는 메리츠화재와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 뿐이었다.
예보는 MG손보 매각을 위해 제출받은 인수제안서를 검토한 결과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데일리파트너스의 경우 자금조달계획 미비 등 사유로 차순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인수전 완주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MG손보 매각에 대한 메리츠화재 특혜 의혹과 부실한 자본 건전성, 노동조합과의 갈등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예보는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MG손보 매각에 대한 메리츠화재 특혜 의혹에 대해 "수의계약 절차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공사 내부통제실의 검토, 내·외부 전문가의 자문회의를 거쳐 투명하고 공정하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MG손보의 낮은 재무 건전성도 최종 인수의 걸림돌이다. MG손보의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부실한 재무 건전성을 정상화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초기 자본에 대한 부담감이 큰 상황이다.
MG손보의 지난 2분기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은 36.53% 수준이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K-ICS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MG손보의 K-ICS를 적정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수천억원의 자금투입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MG손보 인수와 관련해 "주당 이익을 증가시키고 주주 이익에 부합할 경우에 완주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노동조합과의 갈등도 문제로 꼽힌다. 메리츠화재의 이번 MG손보 인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고용승계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P&A는 우량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MG손보의 K-ICS를 금융당국 권고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향후 실사 과정에서 MG손보의 부실 리스크에 대한 메리츠화재의 평가가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