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선포' 긴박했던 2시간 반, 반토막 났던 가상자산 시장

2024-12-04     김지훈 기자
석열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간밤에 크게 출렁였다.

비트코인은 최저 8800만원대까지 떨어졌고, 연일 상승 폭을 끌어올리던 리플은 반토막 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4일 오전 8시 40분 기준 업비트에서 24시간 전보다 652000원(0.49%) 오른 1억3418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리플은 6.52% 빠진 3555원에 거래 중으로 간밤의 '계엄령 선포' 충격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라며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 후 비트코인은 30분 만에 1억3300만원대에서 8800만원대까지 급락했고, 역프리미엄은 33%까지 차이 났다.

미 대선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5배 이상 수준으로 급등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시총 순위 3위에 올라선 리플 역시 계엄령 충격에 3400원대에서 1623원까지 밀리며 반토막 났다.

이는 24시간으로 운영되는 가상자산 시장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비상계엄 선포와 동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즉각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거래소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낮은 '역프리미엄'이 30%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역프리미엄은 김치프리미엄의 반대 개념으로 국내 거래소보다 해외 거래소가 더 비쌀 때 역프리미엄이라고 표현한다.

역프리미엄은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윤 대통령이 국회 요구를 수용하면서 역프리미엄 현상은 빠르게 사라졌다.

반면 김치 프리미엄은 동일한 코인의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가 더 비쌀 때 김치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이 차이는 현재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0.86%를 기록 중이다.

계엄령 충격을 흡수하며 회복한 비트코인은 현재(9시 16분) 1억342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2013년에 개장했는데 1979년 10월 26일 이후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것이다.

여의도와 을지로 등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긴박했던 서울의 밤은 2시간 반 만에 정리됐고 고요한 아침을 맞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주식 시장이 계엄령 선포 시간대와 맞아떨어졌다면 사이드카(일시 효력 정지)를 발동하는 순간도 왔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번 계엄령을 통해 즉시 리스크를 시장에 반영하는 가상자산 시장의 역동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