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부터 폭설 서울 곳곳 '출근지옥'…"여름 물폭탄보다 난리"
서울 역대 11월 최대치 눈 내습에 지연·혼잡 속출…출근길 교통대란 9호선 지연에 북새통 "죽다 살아나"…버스 밀리고 지하철은 '지옥철' 눈길 도로통제·추돌사고…러시아워 연장운행·일부 지역 정전 불편
27일 새벽 서울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올겨울 시작을 알리는 첫눈부터 대설을 기록하면서 서울에는 20㎝ 안팎(서울기상관측소 기준 최심치는 16.5㎝)의 많은 눈이 쌓였다. 근대적 기상관측 이래 11월 적설 최고치다.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직접 찾은 9호선 노량진역은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승객들로 붐비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역사 안에서는 "차량기지에서 출고가 지연돼 열차 운행이 다소 늦어지고 있어 죄송하다"는 안내방송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서울메트로 9호선 관계자에 따르면 폭설로 차량 기지에서 열차를 출고하는 작업에 지연이 발생해 열차 운행이 한때 8∼9분가량 지연됐다.
열차가 올 때마다 "밀지 말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인파에 밀린 승객들의 신발이나 가방이 끼여 열차 출입문이 닫히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이날 노량진역 혼란은 출근 시간을 훌쩍 넘은 9시 30분께까지 이어졌다.
열차에서 내린 김모(55)씨는 "죽다 살아났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사람들 모두 옷을 두껍게 껴입은 데다 붐비기까지 하니 '지옥철'이 따로 없었다"며 "찌부러져서 숨이 막히는데 이러다 이태원 참사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됐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오전 8시 19분께 천호대로(군자교통단→군자교입구) 4차로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해 도로가 부분 통제됐고, 성산로(성산대교남단→성산대교북단) 3차로도 추돌사고로 한때 부분 통제됐다.
이날 오전 5시 30분께에는 폭설에 무거워진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일대 주택 등 가구 174호에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많은 눈이 쌓이면서 '눈폭탄'을 머금은 나뭇가지가 부러지거나 내려앉아 통행에 지장을 주는 상황도 도심 곳곳에서 목격됐다.
서울시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새벽부터 인왕산로, 북악산로, 삼청동길, 와룡공원길 등 4곳의 도로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오전 7시부터는 제설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1∼8호선 '러시아워' 운행 시간을 기존보다 30분 늘려 오전 9시 30분까지로 연장 운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