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정 대표 체제' 현대엔지니어링, 재무구조 개선 속도 낼까

2024-11-25     김동현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주우정 대표를 선임하고 체질개선에 나섰다.

전임 홍현성 대표가 '플랜트 전문가'였다면, 주 신임 대표는 '재무전문가'로, 향후 회사의 경영방향이 180도 달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최근 낮아진 수익성과 자기자본 확충에 주력, 적자를 벗어나는 것이 '주우정 대표 체제'의 가장 큰 목표가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2년부터 사장을 맡았던 홍현성 대표이사 부사장의 후임으로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을 내정했다. 홍 부사장은 고문 및 자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과거 2014년 현대제철 재무담당으로 합류해 재무적 성과를 이뤄냈고, 지난해에는 기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임하면서 회사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주 대표가 건설업계에서 몸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 대표는 1990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뒤 기아자동차와 현대제철 등을 거쳤다.

홍 전 대표가 해외 플랜트 전문가로서 현대엔지니어링을 이끌었으나, 주 대표의 취임과 동시에 회사의 경영방향이 180도 달라질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건설업에 관한 전문성이 없는 주 대표의 부임으로 향후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영은 '재무적 성과 개선'에 중점적으로 초점을 맞출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낮아진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 지표와도 영향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13조63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창사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수익성은 매우 낮아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 45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손실 288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이처럼 현대엔지니어링의 적자가 지속되는 원인으로는 '국내 주택사업 부문 불확실성'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지적된다. 다만, 플랜트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덕에 이 같은 손실을 어느정도 상쇄했다는 평가다.

결국 주 대표는 매출 증가를 바탕으로 수익성 증대를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수도권 리모델링 사업' 위주로 일감을 확보해 나가는 만큼 장기적인 수익구조 개선은 가능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주우정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과 더불어 주 대표의 재무관리 능력을 더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 하는 것도 관건이다.

앞서 지난 2021년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업공개(IPO)를 한 차례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며 철회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IPO 도전을 위한 기업가치 높이기가 중요한 실정이다. 당장은 건설업 불확실성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IPO에 도전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다시금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장외 시장에서 2조5000억원 정도의 가치로 평가받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를 끌어 올려야 하는 것이 주 대표의 핵심 사명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재무통을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은 그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이 향후 현대차그룹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회사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불확실한 건설경기 속에서 낮아진 기업가치를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가 주 대표의 미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탓에 IPO가 어려울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IPO를 위한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원가율 관리와 수익성 높은 사업 집중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