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트래블카드 '일석이조'…고객유치에 외환차익까지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연말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의 필수 상품인 이른바 '트래블카드'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에 기존보다 많은 혜택을 더해가며 고객 유치는 물론, 외환차익 효과까지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8월 해외여행을 다녀온 소비자 가운데 65.7%가 현지에서 결제 및 출금시 트래블카드를 이용했다. 이는 일반 신용ㆍ체크카드 이용률 51.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연령대 중에선 40대 이하에서 트래블카드 이용률이 70~80%에 육박하며, 현지 통화 이용률(60%대)을 앞질렀다.
트래블카드는 국내 은행 계좌를 트래블카드에 연결해 앱으로 환전하고, 해당 국가에 가서 카드를 사용해 결제하거나 현금이 필요한 경우 현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출금하는 방식이다.
무료 환전 서비스와 해외 이용수수료 무료, 해외 ATM 수수료 무료 등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에 따라서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과 해외 현지 업종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금융 소비자들의 트래블카드 이용이 급증하면서 개인 체크카드 해외이용금액도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고객 유치와 동시에 외환차익 확대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개인 체크카드 해외이용금액은 올해 9월 기준 4조1917억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2조3796억원에서 절반가량 늘어난 수치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9월 개인 체크카드 해외이용금액 중 하나카드가 1조8354억원으로 집계되며 전체 이용금액 중 43.8%를 차지했다. 600만 고객을 자랑하는 자사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의 인기가 결제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올해 분기마다 꾸준히 외환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256억원, 2분기 275억원, 3분기 348억원의 외환차익을 거뒀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외환차익은 879억원에 달한다.
신한카드 해외이용금액이 1조2002억원(28.6%)으로 집계되며, 하나카드 뒤를 꾸준히 따라잡고 있다. 신한카드도 신한 쏠(SOL) 트래블카드'에 힘입어 외환차익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527억을 기록했다.
이처럼 카드사 간 트래블카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를 비롯한 신한·국민·우리·농협카드도 잇따라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이목을 끄는 무료 환전과 환율 우대 혜택을 연장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함이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통화 100% 환율 우대 혜택을 내년말까지 연장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서비스는 4종 무료 환전으로 시작해 현재 58종 통화에 대해 무료 환전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무료 환전 서비스가 2024년 12월까지로 예정돼 있으나, 트래블카드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이를 연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한카드는 누적 발급고객 130만에 달하는 '신한 SOL트래블 카드' 이용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신한 SOL트래블 외화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신한 SOL트래블 카드 고객들은 이체 수수료 없이 일일 및 월간 최대 미화 5000 달러를 서로의 SOL트래블 외화예금 계좌로 이체할 수 있다.
이밖에도 싱가포르 관광청 업무 협약을 통해 향후 3년간 항공·숙박·쇼핑·요식 등 여행 관련 전 업종과 연계한 공동 마케팅 추진도 나서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토스뱅크는 별도의 종료 시점없이 환전 시 환율우대 100%를 적용할 방침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트래블카드가 해외여행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 하는 추세라 결제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카드사들이 앞으로도 트래블카드에 기존 혜택 외에도 고객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추가 혜택을 늘려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결제 이용률이 가장 높은 트래블카드는 '트래블월렛'이 33.1%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하나카드 '트래블로그(31.6%)'가 뒤를 이었다. 이어 토스뱅크 외화통장이 18.0%, 신한SOL트래블 16.5%, KB트래블러스 14.7%, 우리 위비트래블 9.8%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