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

정우열/김영사/1만8500원

2024-11-15     곽민구 기자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하고 자신을 탓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모를 사랑하면서도 때때로 미워할 수 있고, 형제자매를 아끼면서도 질투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이 좋다가도 형편없는 모습에 실망할 수 있지만 우리는 불편한 감정들은 애써 외면하고 이내 닫아버리곤 한다.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외면해온 불편한 감정들을 불편할지라도 조금씩 마주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폭력적인 부모에 대한 원망 뒤에 숨겨둔 의존하고 싶은 마음, 부모나 형제에 대한 걱정 뒤에 놓인 과도한 책임감, 자신은 실패자라는 자조 속에서 실은 자신을 돌봐달라고 말하고 싶은 의지를 발견하게 한다.

솔루션을 따라가며 자신과 닮은 사연을 발견하고 공감하다 보면 불편하다고 여겨온 감정도 어느새 "사람의 마음이 이렇구나"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된다. 타인에게 맞춰져 있던 시선을 조금씩 자신에게로 옮겨오는 연습을 통해 상처 위에 단단히 설 수 있다.

저자는 내 감정을 잘 알고 친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감정 일기' 쓰기를 강조하며 이 책의 부록에서 작성법을 상세히 안내한다.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기록하다 보면 스스로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게 되고 감정이 몰아치는 횟수와 강도가 점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형편없고 별로인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작업은 처음엔 곤혹스러울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따라 꾸준히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불편한 감정도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하고 나면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타인도 상처도 편해지는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될 것이다.

내가 내 편이 되는 경험은 곧 회복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