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스며든 '인공지능'…건설업계에 부는 'AI 경쟁'

'배달부터 스마트팜까지'…신축 아파트단지 중심으로 적용

2024-11-06     김동현 기자
현대건설이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최근 신축 아파트단지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기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학세권, 역세권 등 생활인프라를 갖춘 입지는 기본으로 자리한지 오래이며 건설사별로 차별화에 주안을 두기 위한 도구로 AI를 선택하는 상황이다. 

각 건설사별로 자사만의 독특한 AI 기술들을 확보, 아파트 단지에 적용시키며 경쟁이 불붙고 있는 모양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각 건설사별로 아파트 단지에 AI 기술을 접목해 입주민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용 범위도 다양하다. 아파트 출입문, 커뮤니티 시설 등을 비롯해 일부 건설사들은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특화'에도 활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입주를 완료한 경기 화성시 '힐스테이트 봉담'에 자사 AI기능인 H시리즈 중 'H클린팜', 'H헬시플레저', 'H업사이클링' 등을 마련했다. 이 기능들은 기존의 아파트에서 볼 수 없던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조성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H클린팜을 통해 단지 안에 49.5㎡(15평) 규모로 실내농장을 마련했다. 단순히 농장을 마련하는 것을 넘어 식물과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AI가 제어해주는 '스마트팜'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H헬시플레저는 기존 아파트에서도 볼 수 있는 단지 내 피트니스 시설에 차별점을 더했다. AI가 체형 분석을 통해 맞춤형 운동 방식을 제안한다. 이 밖에도 리사이클 로봇이 재활용할 수 있는 페트병만 수거해 주는 H업사이클링도 새롭게 선보이는 AI기반 편의시설이다.

현대건설 외에도 다른 건설사들 역시 자사만의 AI기술을 확보해 단지에 적용하는 등 'AI 각축전'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아파트 내 입주민들을 위한 '로봇배달'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시스템 '브링(BRING)'을 구축하기로 했다. 여기에 1세대 국내 로봇벤처기업 '로보티즈'까지 가세해 신축 래미안 아파트 2개 단지에서 최대 20대 이상의 대규모 로봇 서비스 시범 적용을 통해 최적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향후에는 주차 솔루션까지 확대 적용해 아파트 관리비 등을 절감하기 위한 기술까지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입주한 '래미안 원베일리'에는 삼성물산의 AI 주거생활 플랫폼 '홈닉'이 최초로 적용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기술은 '세대별 실내 시스템 제어'와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해 주거 공간을 자유자재로 스타일링하고 제품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입주민 건강관리와 반려동물 관리, 아파트 오프라인 공간에서 예술 작품 감상도 가능하다. 

이 밖에 SK에코플랜트도 부산 수영구에 짓는 '드파인 광안'에 자사 AI 스마트홈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인공지능이 외출, 재실, 에너지 사용 등의 정보를 수집해 온도·조명·환기 등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갖췄다.

계룡건설도 KT에스테이트와 협업을 통해 대전 서구 '둔산 엘리프 더센트럴'에 KT AI 홈서비스를 비롯해 AI 자율주행 순찰로봇과 청소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AI 자율주행 순찰로봇은 단지내 어린이 놀이터, 통학로, 주정차 단속, 화재 감시, 사각지대 순찰 등의 업무로 안전과 관련된 역할을 수행한다. 청소로봇은 단지내 커뮤니티 시설, 공동 현관 라운지 등의 청결을 담당함으로써 향후 관리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로 주로 역세권과 교육기관, 편의시설 및 녹지 등이 가까운 '입지'가 주를 이뤘지만 현재는 이러한 입지적인 요소는 모두 기본적으로 갖춰진 상황"이라며 "결국 아파트의 차별화를 위해서 다른 요소가 필요한데 최근 시장의 흐름에선 AI가 그 차별화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건설사별로 기술개발과 협력체계 구축 등을 통해 차별화된 AI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다양한 AI기술이 개발되는 만큼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다양한 기능을 갖춰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