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저축은행, PF대신 '햇살론' 집중…'서민금융' 공략 통했다

2024-11-05     김하은 기자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로 주요 금융지주 저축은행이 부진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유일하게 신한저축은행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저축은행 업계에선 신한저축은행의 호실적을 견인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5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신한저축은행의 지난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2조9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총 대출잔액이 2조624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것이다. 기업대출 잔액은 20%(5320억원) 남짓인 셈이다. 

신한저축은행은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 서민대출 상품인 이른바 '햇살론'을 취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 

실제 신한저축은행은 부동산 리스크 영향이 낮은 보증부대출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신한저축은행의 지난 6월말 보증대출 잔액은 1조1527억원(44%)으로, 햇살론·사잇돌 등이 다수였다. 햇살론·사잇돌 같은 정책보증상품은 부실이 발생해도 서민금융진흥원 등 공공기관이 대출금의 90% 이상을 채권자 대신 갚아준다. 안정성이 장점인 상품이다. 

신한저축은행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도 부동산PF를 거의 취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말 부동산PF 잔액은 1858억원으로, 전체 대출잔액의 7%에 불과하다.

신한저축은행이 당시 취급할 수 있는 부동산PF 한도는 5250억원에 달하지만, 전체 한도의 35% 정도만 채우는 방식으로 부동산PF를 운용했다.

그 결과,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PF를 중점적으로 취급한 타 저축은행들은 3804억원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반면, 신한저축은행은 서민금융에 집중하며 416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신한금융지주 산하 저축은행인 신한저축은행은 부동산PF 외에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는 가계대출 취급 노하우를 흡수해 가계대출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신용평가모형(CSS)의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형 저축은행이나 비은행 계열 저축은행은 단기간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PF에 의존하며 외형을 확장하기에 바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비중을 줄이기 위해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돌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내년 신한저축은행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주계열 저축은행은 자본건전성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확장이 중소 저축은행에 비해 용이할 수밖에 없다"며 "적자에 그친 다수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비중을 축소하는 등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