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취임 2주년' 침묵에도 주가는 '순항'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은 가운데 주가가 간만에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바닥을 치고 있던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 기류를 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전 거래일보다 2200원(3.94%) 오른 5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3거래일 만의 반등이자 19거래일 만에 3% 이상 상승 마감했다. 장중 4% 이상 웃돌며 강세를 나타내다가 장 마감 전 힘을 잃고 3%대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2일을 마지막으로 3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드디어 삼성전자를 순매수 전환했다"라며 "엔비디아가 장중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등극하는 등 미 반도체주 강세 영향과 함께 금주 실적 발표 기대감에 M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엔디비아, 메타) 전 종목이 상승해 빅테크 쏠림 영향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부문별 확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장 중 대만 한 언론매체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사에 조건부로 포함한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이 34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는 등 역대 최장 매도 흐름을 보이면서 주가가 끝없이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12조9390억원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만 4조1810억원을 매도했는데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7840억원 순매수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25일 기준 시가총액 차이는 187조3820억원으로 2019년 1월 8일(184조3510억원) 이후 5년 9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지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다시 부상하는 등 시장의 우려감은 확대됐다.
28일 삼성전자의 반등과 SK하이닉스(-2.49%)의 하락으로 시총 차이는 다시 벌어졌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는 346조8444억원, SK하이닉스의 경우 142조6885억원을 기록하며 204조1559억원의 차이를 나타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7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이에 그의 입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그는 침묵했다.
이 회장은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행사장을 찾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일본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났다.
삼성전자는 내년 '자동차 메모리 시장 1위'를 목표로 차량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 '미래 모빌리티 및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및 반도체) 사업을 낙점하고 완성차 업체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회장 취임 2주년을 기점으로 삼성전자는 첫 거래에서 강세를 나타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시장에선 바닥을 치고 있던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로 증권업계 일각에선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수급·밸류 경로는 내국인(개인+기관)이 아닌 외국인 수급 대응이 좌우한다"라며 "글로벌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논쟁격화, 삼성전자의 산업 지배력·경쟁력 약화 및 실적 불확실성 심화의 삼중고 국면에선 외국인 투자가 측 수급 대응은 당분간 중립 이하의 경로를 따를 소지가 다분하다"라고 말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파운드리 대형 수주 및 기술 경쟁력 제고, 주요 고객사향 HBM3E 공급이 본격화되면 탄력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라며 "현 주가는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 기준 1.0배까지 하락해 저점 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 판단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