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 SK에코플랜트…'2026년 IPO 본격 추진' 신호탄?
내달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자회사로 편입 '반도체' 신사업 조직 신설…'실적부진'에 임원 24% 감축 '사업 모델의 불확실성 확대'에 구조조정으로 기업 가치↑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최근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부문 신사업 조직을 신설하며 다각화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었다. 동시에 실적부진으로 임원을 24% 감원하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리밸런싱(구조조정)과 사업다각화, 임원감축 칼바람 등 풍파를 겪고 있는 SK에코플랜트의 향후 행보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다음 달 그룹 내 '알짜회사'로 꼽히는 2곳을 자회사로 품는다. 대상은 SK의 손자회사인 '에센코어'와 SK의 자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다.
양사를 품은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분야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에센코어는 반도체 가공·유통업체로 SK하이닉스로부터 'D램' 등을 공급받아 'SD카드'와 'USB' 등으로 가공해 유통하는 회사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업황 불황에도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는 '알짜회사'로 꼽힌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산업용 가스를 생산해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는 계열사다. SK하이닉스라는 확실한 공급처가 있어 안정적인 실적 지속이 가능하다. 지난해에도 6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에센코어 및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영업이익 합계는 1243억원으로, SK에코플랜트 영업이익(1745억원)의 71%에 달한다.
이처럼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모두 그룹 내에서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갖춘 회사로 꼽히고 있어 SK에코플랜트의 입장에서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SK에코플랜트는 사업모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리밸런싱과 사업다각화, 대거 임원 인사 등을 단행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7일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첨단기술 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임원 17명이 물러나고 신규임원은 1명만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앞선 7월에는 박경일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으며,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형근 사장이 새로 선임되는 변화를 겪었다.
이처럼 SK에코플랜트가 변화를 이어가는 이유는 오는 2026년 기업공개(IPO)를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는 시각이다.
SK에코플랜트의 IPO는 숙원사업으로 불릴 정도로 공을 이는 프로젝트다. 회사는 오는 2026년까지 IPO를 추진하기 위해 '건설업 중심'에서 '친환경 사업'으로 회사의 방향성을 바꿨지만, 좀처럼 실적이 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사명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변경하며 환경과 에너지 사업으로의 확장을 선언했고, 수처리 및 폐기물 처리 전문기업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변화에 속도를냈다.
회사는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산이었으나, 투자과정에서 부채가 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상반기 기준 부채총계는 11조3162억원으로, 2020년 말 5조171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부채비율도 100%대에서 부채비율 248%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실적도 336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회사 편입을 시작으로 IPO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인수합병(M&A) 당시와 달리 탄탄한 공급망을 갖춰 안정적인 실적이 보장되는 계열사 두 곳이 가세함으로써 재무지표 개선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SK에코플랜트는 김형근 사장 취임 이후 강도 높은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지표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몇 년간 소극적이던 주택사업의 재개 등을 통한 일감확보와 고부가가치 사업인 반도체 분야까지 가세하면서 기업가치 높이기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