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가시화…신한-더존 vs 우리-소호 '2파전' 유력

2024-10-18     김하은 기자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제4인터넷전문은행'(이하 제4인뱅)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신규 인가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치자 지지부진했던 과거와 달리 제4인뱅을 둘러싼 은행권 내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현재 은행권에 대해 평가를 진행 중"이라면서 "늦어도 11월까지는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이후 예비 인가 신청 접수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예비인가 심사기준이 연말부터 본격적인 예비인가 신청이 이뤄지면, 내년 1~2월 심사결과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본인가 결과 발표는 내년 3~4월께로 예상된다.

제4인뱅 인가에 도전장을 내민 컨소시엄은 총 5곳으로, △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이다. 이들은 현재 시중은행 및 금융사들과 진용 정비에 나섰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의 탄탄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더존뱅크와 한국소호은행을 제4인뱅 유력 후보로 점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은행들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 확보에 중점을 둔 것과 달리 은행이 설립 주체가 되면서 자체 데이터를 보유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게다가 인터넷은행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자금 조달이 중요한 만큼 충분한 자본력을 지닌 전통 금융사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더존뱅크는 신한은행이, 한국소호은행에는 우리은행이 각각 컨소시엄 참여를 공식화했다. 더존뱅크는 더존비즈온이, 한국소호은행은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다.

신한은행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인 더존비즈온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디지털 신사업을 모색 중이다. 더존뱅크는 더존비즈온이 확보한 기업 데이터와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자금을 공급해 포용금융을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소호은행은 주요 주주인 KCD가 신용평가사인 한국평가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의 사업 역량을 중심으로 한 신용평가를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주도하는 한국소호은행에 참여해 힘을 보탠다. 

다만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참여 중인 만큼 향후 제4인뱅 인가 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대규모 금융사고에 노출된 우리은행의 신사업 라이선스 승인을 부담스러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유뱅크 컨소시엄은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렌딧, 루닛 등 핀테크업체와 더불어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대교 등 다양한 기업을 주요 주주로 확보했다. 여기에 IBK기업은행도 컨소시엄 참여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서는 NH농협은행도 제4인뱅 인가 참여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농협은 제4인뱅 참여와 관련해 외부 기관에 컨설팅을 맡겼을 뿐, 참여 여부나 방식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예비인가 심사 시 쟁점은 소상공인 데이터와 자본력이 될 것"이라면서 "탄탄한 자본력의 시중은행이 참여한 더존뱅크와 한국소호은행이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