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하자 건수 1위'까지…'엎친 데 덮친' 현대엔지니어링

2024-10-17     김동현 기자
[현대엔지니어링]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건설사 '하자건수 1위'라는 오명을 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부진한 해외실적으로 모기업 현대건설의 외형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8월 6개월간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이하 하심위)에서 하자로 판정한 건수를 살펴본 결과, 현대엔지니어링이 118건(세부 하자수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공급한 2343가구에서 118건의 하자가 나와 가구 수 대비 하자 판정 비율은 5.0%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1만1344가구 오피스텔 한 개 단지에서만 117건이 나온 것"이라며 "납품받은 창호 등에서 불량이 있었고, 설계나 시공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4위를 기록한 건설사인 만큼 많은 하자 발생은 수요자들의 신뢰에도 금이 가는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하자와 더불어 '실적부진'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다수 증권사들은 현대건설의 실적 전망에 대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증권가의 리포트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8조2000원, 영업이익은 1411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 증가, 영업이익은 42.1% 감소한 수치다.

현대건설의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최근 건설업의 침체와 원자재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성 하락이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원인으로 꼽힌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320억원 대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외 원가율 상승과 더불어 현대엔지니어링 해외 저수익 현장 부담 반영 등이 저조한 영업이익률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은 낮아진 수익성 회복으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역대 최고 순위인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달라진 신인도평가액 평가방식의 혜택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능력평가액 현황을 보면 시공능력평가 총액은 지난해 9조7360억원과 비교해 2000억원 늘어난 9조9981억원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공사실적 수치를 나타내는 공사실적평가액이 1년 전 2조5671억원에서 3조8300억원으로 1조원 넘게 늘었으나, 실질자본금에 경영평점을 곱한 뒤 80%를 적용하는 경영평가액이 2023년 5조995억원에서 올해 3조2425억원으로 2조원 가량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공사 실적은 대폭 늘었으나, 수익성은 대폭 악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주택부문에서 추가 원가 반영 등을 통해 수익성이 대거 악화된 모습"이라며 "현대차 그룹발 일감 등을 통해 올해 악화된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이 내년 회사의 사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