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수주전, '삼성물산-현대건설' 2파전…관전 포인트는?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1조6000억원 규모 서울 용산 한강변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 경쟁이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과 2위인 현대건설 간 2파전으로 확정돼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지난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양사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수주전의 관전포인트 또한 주목되고 있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6시 마감된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사 입찰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두 곳이 참여 확약서를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포스코이앤씨 등 10대 건설사들을 비롯해 총 7개사들이 입찰의향을 나타냈지만, 결과적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만이 입찰에 참여하며 양사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 건설사가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 2파전으로 맞붙은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이들은 지난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에서 맞대결을 벌였던 바 있는데 당시에는 현대건설이 웃음지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수주전은 양상이 다르다. 사업비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올해 '최대어급' 현장이기에 양사의 집중력 또한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남4구역은 총 51개동에 2331가구 규모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평당 공사비 940만원으로 이를 환산하면 1조5720억원 수준이다.
게다가 '한강변 대형 개발'이라는 장점에 더해 일반 분양물량 비중이 높아 고수익 사업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향후 한강변 개발사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선 반드시 시공권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단순한 수주전 이상의 가치를 지닌 한남4구역 시공권 경쟁 또한 치열하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각 사만의 강점을 적극 드러내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물밑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한남4구역을 주변 단지와 차별화한 거점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각오다. 이 회사는 용산공원 남쪽에 '래미안 첼리투스', 서쪽에 '래미안 용산더센트럴'에 이어 용산역 북측 남영동업무지구2구역을 수주하며 용산에서 포트폴리오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번 한남4구역 수주를 통해 용산 일대 '래미안 깃발꽂기'에 방점을 찍겠다는 포부다. 현재 해외 유명 설계사와의 협업을 통해 이미 설계까지 마치며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건설 역시 한남4구역 재개발을 수주해 기수주한 한남3구역에 더해 일대 8000가구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 조성'을 목표로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한남3구역 수주과정에서 약속한 '한남뉴타운 내 현대백화점 입점'이 불분명한 점은 이번 수주전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결국 양사 모두 국내 최고 건설역량을 갖춘 회사이기에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공사비용의 현실화와 부대시설 및 설계품질 보장 등이 중요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남4구역의 경우 단순한 한강변 랜드마크 사업지를 넘어 향후 압구정 등 강남권 한강변 수주를 위한 중요한 거점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사 모두 국내 최고의 시공역량을 갖춘 수위 건설사인 만큼 맞대결 자체만으로도 업계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