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의 시선] 앤캐리 트레이드

2024-10-07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드디어 미국 금리가 방향을 전환 하였다. 이른바 피벗(Pivot)을 한 것이다. 피벗은 원래 농구 용어이다. 농구에서 한 발을 붙인 채 방향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금리를 계속 올리다가 드디어 방향을 바꾸어 금리 인하를 결정 하였다.

보통 한번에 0.25%씩 움직이는데 그동안 여러 번의 빅 스텝(0.5% 인상)과 자이언트 스텝(0.75% 인상)을 걷더니 이번에는 빅 컷(0.5% 인하)을 단행 하였다. 앞으로 연말까지 두차례 정도 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이 언제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 였다.

이제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었고 금리인하가 물가를 잡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인지, 경기불황에 대한 대응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자라면 주가는 오를 것이고 후자로 해석 된다면 주가는 내릴 것이다. 아무튼 미국의 금리는 계속 인하될 것이다.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것이 일본의 금리다. 일본은 오랫동안 제로금리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금리가 싼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서 신흥국 시장에 투자를 하는 자금이 어마어마 하다. 이것이 엔 캐리 자금이다. 그런데 만약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면 이러한 엔 캐리 자금이 상당부분 청산된다. 이른바 앤 케리 트레이드 다.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 증시에 속하지 않고 신흥국 증시에 속한다. 따라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일어나면 우리나라 증시에는 악영향이 미치게 된다. 미국 증시에도 금리인하로 인한 증시 부양효과가 어느정도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시장은 일본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신임총리가 취임 하였다. 이시바는 전통적으로 긴축재정을 선호한다. 즉 금리인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취임 직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며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였다.

요즘 우리나라 증시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제 미국 고금리의 터널이 끝나나 했는데 일본의 금리인상이라는 악재를 만난 상황이다. 그러나 한 줄기 희망도 있다. 이시바는 최근 발언에서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일본인은 전통적으로 혼네(속마음)를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에게 듣기 좋은 다테마에(겉마음)를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시바의 최근 발언이 혼네 인지 다테마에 인지 10월 말 열리는 일본의 금리 결정을 지켜볼 일이다. 미국금리에 시달리고 일본 금리에 휘둘리는 한국 경제가 안타까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