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영의 트렌드톡] 수입브랜드의 '직진출' 러시…토종이 살아남으려면?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몇 년전부터 '바이레도'가 니치 향수의 대명사로 떠오르면서 소비자의 주목을 끌었다. 바이레도와 '조말론', '딥티크'를 묶어 이른바 '3대 니치 향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바이레도는 최근 국내 직진출을 선언했다.
기자는 지난달 24일 바이레도의 직진출로 한국 비즈니스를 본격화한 '푸치코리아(Puig Korea)'의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바이레도의 국내 유통판매는 지난 2014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맡아 왔지만, '10년 판권 계약'을 마치고 이제는 직접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내용이었다.
이날 발표 내용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바이레도의 전 세계 매출 1위 국가가 한국이었다는 점이다. 한국은 중국을 넘어 이미 아시아 시장 가운데서도 제품 판매율이 매우 높은 시장이었다. 한국 소비 시장이 커지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진 것이 느껴졌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수입 브랜드들의 국내 직진출 선언이 전혀 놀라운 것은 아니다. 최근 3년간 '메종마르지엘라', '끌로에', '톰브라운' 등 30여 개 해외 브랜드가 한국시장에 직진출했다.
문제는 해외브랜드들이 직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이들 브랜드에 매출을 상당 부분 의존해왔던 국내 업체들이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매출 하락의 우려도 크다.
지난해 핵심 브랜드인 '셀린느'가 직진출을 선언하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로 인한 매출 타격을 정통으로 맞은 바 있다. 당시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삼성패션도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톰브라운이 직진출을 결정하면서 독점 판매 계약을 종료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소비자가 해외 직구가 아니라 국내애서 편하게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이는 기업들이 매출 타격을 피하기 위해서 수입 브랜드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자체 브랜드 론칭 대신 해외 수입 브랜드를 들여오는 '쉬운 길'만이 능사는 아니다. 한국 시장 경험을 충분히 쌓은 수입 브랜드가 직진출하면서 가져오는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겪지 않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국내 패션 뷰티 시장은 유행에 민감하고 소비자 취향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수시로 변화는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기업들은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개발하거나 찾는 데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체 브랜드들은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입 브랜드보다 수익성이 높다. 이에 수입 브랜드로 채워진 화려한 포트폴리오보다 젊은 고객들을 겨냥할 신규 브랜드 론칭이 필요하다. 기존 자체 브랜드들의 '리브랜딩'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기업의 자체브랜드 개발 외에도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선택 등 여러 방면으로의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