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이정동/김영사/1만3500원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기술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는 다양한 사례와 생생한 일화를 통해 기술진화의 원리와 기술과 사회의 역동적 공진화 모습을 알려준다. 저자가 던지는 흥미롭고 핵심적인 질문과 그 해답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기술의 미래가 펼쳐진다.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는 첫 번째 단계는 '최초의 질문'이다. 청소기의 먼지봉투를 매번 터는 것이 귀찮았던 산업디자이너 다이슨이 떠올렸던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바로 최초의 질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해답이 쉬울 리 없다. 첫 번째 버전은 엉성하고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지만 이를 조금씩 개선하다 보면 제대로 된 제품이 탄생하는데, 이 과정이 바로 두 번째 단계 '스케일업'이다. 모든 신기술은 최초의 질문과 스케일업을 거쳐 탄생된다. 어떤 천재가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하룻밤 만에 신기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신화에 가까운 이야기다. 어떤 기술도 하룻밤에 완성되지 않는다.
기술의 탄생에서 성장, 성숙과 퇴장의 과정은 생물의 삶과 매우 유사하다. 기술도 생물처럼 생로병사를 겪으며, 진화의 법칙에 따라 진화해 나간다. 생물과 기술의 진화는 한 걸음씩 진행된다는 점도 닮았다. 진화는 거시적 목적을 가지지 않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주변을 둘러보고 가장 좋은 방향으로 한 걸음 옮기는 스몰베팅의 결과이다. 기술 역시 마찬가지로, 최초의 점접촉 트랜지스터를 발명해 노벨을 받은 과학자들조차 진공관을 좀 더 발전시키고자 했을 뿐 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현재의 컴퓨터칩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휴대전화, 컴퓨터, 인터넷 등 혁신적인 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키지만 동시에 사회 역시 기술에 영향을 끼친다. 말라리아 같은 아프리카에 만연한 위급한 질병을 고치는 신약보다 비만 치료제에 더 많은 인력과 자본이 투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기술의 진화는 중립적이지 않고 선입견과 편향에 휘둘리기도 하고 때론 상황과 운에도 영향을 받기도 한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전 분야에서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다. 거대한 변화의 흐름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변화를 읽지 못해 위기에 빠질 것인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기회를 만들 것인가. 우리는 어디에 서 있고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이 책은 21세기 지식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를 선사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혜안과 통찰을 찾는 당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