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 글로벌' 출격 눈앞…엔씨의 '분위기 반전' 신호탄 될까

2024-09-30     곽민구 기자
엔씨소프트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쓰론 앤 리버티(TL)'가 글로벌 버전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TL은 앞서 출시한 대전 액션 게임 '배틀 크러쉬'와 MMORPG '호연'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필수 흥행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엔씨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TL의 글로벌 출격'이 분위기 전환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엔씨는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27일 TL 글로벌 버전의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선보이는 한편, 다음달 1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먼저 론칭한 TL은 약 10개월 만에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하는 것이다.

TL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엔씨의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출격 대기하고 있다.

엔씨는 기존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하락세, 신작 부진 등으로 인해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 이 회사는 올 2분기 매출 3689억원, 영업이익 88억원, 당기순이익 71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7%, 66%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6%, 75% 줄었다.

엔씨는 박병무 공동 대표가 아니었다면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이지만, 그가 구조 조정 등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가까스로 적자를 피했다. 

이 회사는 증권가에서 '2분기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을 만큼 현재 부진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잇따라 내놓은 신작이 흥행하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지난 6월 출시한 배틀 크러쉬와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한 호연 모두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들 게임은 시장의 인식을 바꾸는 데는 기여한 것으로 보이나, 매출 지표는 좋지 못했다.

이렇듯 기존 작품과 신작의 부진, 구조조정으로 인한 혼란 등을 겪고 있는 엔씨는 TL 글로벌이 반드시 준수한 성과를 거둬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행인 점은 지난 7월 PC 스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시리즈 등에서 실시한 OBT(오픈 베타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북·남미, 유럽, 호주, 뉴질랜드, 일본 게이머들은 전투 방식 등 콘텐츠 개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TL 글로벌은 최고 동시 접속자 6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이후에도 약 3만명 대 이용자 수를 유지하는 등 테스트 기간 수십만 명의 이용자가 즐긴 것으로 분석된다.

정식 출시 전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TL 글로벌은 스팀 팔로워 10만명 돌파, 얼리 액세스 사전 판매로 글로벌 스팀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미국에서는 최고 판매 9위에 올라 톱(TOP) 10에 입성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L 글로벌 OBT 당시 8만4000여명이 길드에 참여하고 협력 던전 완료 수도 2만4000회에 달했다"며 "국내에서 외면 받았던 것과 달리 해외에서는 높은 관심과 기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서버당 5000~1만명 수준 용량을 잡는 점을 고려하면 정식 오픈 시 최대 40만명 수준 트래픽을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마존 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점도 기대할 요소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뉴 월드' 출시 당시 최고 동시 접속자 수 90만 명 돌파 등 성공적으로 MMORPG를 선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엔씨 관계자는 "전반적인 방향성은 국내와 동일하게 진행한다"며 "글로벌을 위해 별도로 준비한 것은 없지만,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