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밸류업 지수' 미편입에도 기대되는 이유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기대를 품었던 '밸류업 지수'에 미편입되면서 속앓이를 했지만, 주가는 안정적인 궤도로 다시 올라서는 분위기다.
하나금융지주는 적극적으로 중장기 자본 정책을 발표·이행하며 내달 밸류업 공시를 예고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중 하나로 100종목으로 구성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의 산업군별 분포는 △정보기술(24) △산업재(20) △헬스케어(12) △자유소비재(11) △금융·부동산(10) △소재(9) △필수소비재(8) △커뮤니케이션(5) △에너지(1) 등이다. 시장별 분포를 보면 100개 종목 중 유가증권시장에서 67개 종목, 코스닥에서 33개 종목이 포함됐다.
주목할 점은 금융·부동산에서 지수 편입이 예상됐던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이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 미달로 편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일 장 마감 후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됐는데 시장은 미편입을 인식이라도 한 듯 하나금융지주(-3.4%)는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충격은 다음 날도 이어졌지만 지난 26일부터는 연일 상승해 주가가 안정적인 궤도로 올라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와 관련 실망감으로 인해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마진 하락에도 견조한 이익이 예상되고 주주환원 확대를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밸류업 지수 미편입에도 시장에서 실망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큰 분위기로 향후 주가 상승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7월에 발표·공시한 밸류업 계획 덕분에 특례 편입됐지만, 아직 하나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황으로 이에 따른 수혜를 강력하게 볼 것으로 전망된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4분기 하나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가 예정된 상황에서 회사의 적극적인 실물연계자산(RWA) 관리 노력에 따라 자본 비율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보통주 자본비율(CET1) 13% 상회에 따라 3분기 약 1000억원의 추가 자사주 매입 발표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밸류업 지수 편입이 무산됐지만 밸류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지수 편입 여부가 아니라 향후 주주환원율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고 의미있는 폭으로 확대될지의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금융투자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하나금융지주의 지수 편입 실패가 오히려 더 좋은 결과물을 가져 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일본 밸류업 지수인 'JPX Prime 150지수'에 일본 은행주들이 단 한 곳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하지만 2023년 3월 일본거래소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발표 이후 일본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등 총주주환원율을 끌어올렸다. 이에 일본 대형 은행인 MUFG와 SMFG 주가가 평균 80% 추가 상승해 Nikkei 225 지수 상승 폭 42.1%와 JPX Prime 150 지수 상승 폭 14.9%(설정일 이후)를 크게 웃돌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 등 밸류업 지수에서 미포함된 금융사들은 조기 공시 특례 조건을 충족해 내년 6월 변경 때 지수에 포함될 전망"이라며 "자본 여력이 충분하고 주주환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지수 제외로 인한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4분기 중 밸류업 계획 발표 후 내년 6월 지수 정기 심사에서 밸류업 지수에 편입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