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히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기금형' 중심으로 개편해야"

일반 근로자 대상 '기금형 퇴직연금' 없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 국민연금연구원의 '퇴직연금제도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 확대를 위한 대안 분석' 보고서

2024-09-26     인터넷팀

퇴직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려면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극히 저조한 투자수익률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퇴직연금 운용 지배구조를 이른바 '기금형'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2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연구원의 이동화·이예인 연구원은 '퇴직연금제도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 확대를 위한 대안 분석'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장기간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은 우리 퇴직연금제도의 만성적인 고질병으로 꼽힌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의 2023년 자료를 보면, 2022년 수익률은 0.02%에 그쳤다. 5년, 10년 평균 수익률도 각각 1.51%, 1.93%로 매우 낮았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다른 공적 연금들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5% 안팎의 연평균 수익률 성과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3~4%포인트나 낮은 실적이다.

이처럼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국민연금 등 주요 공적연금보다 떨어지는 까닭으로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적립금을 은행예금 등 '원리금 보장형 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점을 꼽는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2023년)에 따르면 퇴직연금제도 전체 적립금에서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투자 비중은 88.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요 공적연금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위험자산(국내 주식, 해외주식, 대체투자) 투자 비중이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렇게 원리금 보장형 상품 중심의 투자행태가 지속되는 원인으로 가입자의 투자에 대한 무관심을 지목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퇴직연금 중 근로자 개인이 운용책임을 지는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의 경우 가입자의 83%는 1년 동안 상품을 변경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을 별도의 전문 운용조직이 책임지는 '기금형' 중심으로 운용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퇴직연금 제도를 운용하는 전 세계 주요 국가 치고 근로자 일반을 대상으로 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없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