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해외 일감확보 '빨간불'…돌파구 마련 해법은?

2024-09-19     김동현 기자
[GS건설]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8월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실적이 당초 목표치의 절반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주 텃밭으로 불린 중동을 비롯해 아시아권 경쟁력 약화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사실상 올해 수주 목표액 달성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중남미를 비롯한 유럽 등 새로운 '수주 파이프라인'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8월까지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약 179억5673만 달러(한화 약 24조원)이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2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연초 정부가 내세운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인 400억 달러의 절반도 못 채웠다.

최근 5년간 1~8월 누적 수주현황을 보면 △2019년 약 136억9000만 달러에서 △2020년 178억4000만 달러 △2021년 162억1000만 달러 △2022년 183억 달러 △2023년 219억3000만 달러 등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179억원 가량으로 급감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이 108억9747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인 60.7%를 차지했고, 아시아(28억3472만 달러), 북미·태평양(26억2805만 달러), 중남미(8억8294만 달러), 유럽(5억4365만 달러), 아프리카(1억6995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해외수주 실적이 급감한 데 대해 지난해 수주실적의 33.5%(73억4118만 달러)를 차지하던 북미·태평양 시장 수주액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한다. 또 아시아(42억9681만 달러)권에서도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점도 한 몫 했다고 봤다.

특히 올해의 경우, 국내 건설사들이 추진하던 해외 사업이 무산된 경우도 많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파라과이 정부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려던 '아순시온 경전철 사업'을 다시 공개입찰로 전환하는 등 다수의 사업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변수를 맞았다.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 일감확보가 지난해 기록한 333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한 해의 3분의 2가 지난 시점이기에 정부가 내건 400억 달러 달성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주로 수주하는 '텃밭' 중동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재 구조는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장 중동발(發) 대형 일감이 쏟아지는 상황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놓고 봤을 때 유럽과 중남미 등 신 시장 개척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하반기 인도네시아 TPPI 올레핀 석유화학시설(35억 달러)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PDH·PP·UTOS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20억 달러), 사우디 루와이스 LNG(45억 달러) 등 굵직한 사업들이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과거 저가입찰을 통해 입지를 다져온 중동에서의 일감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해외 건설업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 다양한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리비아 등 중남미 시장을 개척하는 건설사들과 아프리카 시장에 새롭게 진출을 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밖에도 유럽 등 다양한 곳으로 눈을 넓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나가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