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트·샌드위치 등 '내 입맛대로'…'커스텀' 옵션은 필수

2024-09-06     안솔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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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먹거리' 하나도 정해진 레시피를 따르지 않고 내 입맛과 취향대로 만들어 먹는 '커스터마이징'이 외식업계의 '뉴노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나만의 레시피'를 선사해 고객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동시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서비스다. 

게다가 SNS 활용도가 높은 젊은 세대들은 이를 공유하고, 공유된 레시피를 따라해 본 후기를 인증하는 등 이를 하나의 '놀이'처럼 소비하면서 '바이럴 마케팅'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효과를 톡톡히 본 브랜드는 바로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이하 요아정)이다. 요아정은 '마라탕'과 '탕후루'를 잇는 MZ세대의 대표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2021년 1호점을 낸 요아정은 최근 SNS 상에서 다비치 강민경, 유튜버 입짧은햇님 등의 꿀조합 레시피가 유행하면서 '핫'한 먹거리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매장수는 350개까지 늘었다. 

업계에서는 요아정의 흥행 요인으로 '커스텀 옵션'의 존재를 꼽는다. 요아정의 대표적인 메뉴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이다. 여기에 바나나·샤인머스캣·키위 등 과일부터 그래놀라·시리얼·몰티져스 등 과자에 벌꿀까지 50여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토핑을 취향에 따라 올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옵션은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인스타그램에 '요아정꿀조합'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 숫자만 1000여개를 넘어섰다.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다채로운 토핑을 취향껏 올려 풍성하면서 알록달록한 비주얼을 완성할 수 있어 SNS '인증샷' 문화에 딱 어울린다.

요아정의 인기는 배달앱에서도 확인된다. 배달의민족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한 '배민트렌드 2024 가을·겨울편'에 따르면 고객 5명 중 4명은 개인적인 취향을 담은 메뉴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았는데, 특히 다양한 옵션 선택이 가능한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인기 메뉴로 꼽혔다. 

커스터마이징 서비스하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다. 

써브웨이는 매장에서 매일 빵을 굽고 채소를 손질해 재료를 준비하는데, 이를 고객이 눈앞에서 직접 보고 선택하면 직원이 바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준다. 

써브웨이는 샌드위치 재료 전부를 개인의 입맛과 건강 상태에 맞춰 원하는 조합으로 주문하면 오픈키친에서 즉시 제조해 제공하는 MTO(Made-To-Order) 방식을 택하고 있다. 메인 메뉴를 선택한 후 빵과 채소, 치즈, 소스 등을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나만의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써브웨이 역시 SNS 상에서 '써브웨이 알바생이 추천하는 꿀조합', '내 아이돌이 인정한 써브웨이 꿀조합' 등 다양한 커스텀 레시피가 공유될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가수 우즈와 아이돌 샤이니의 멤버 키의 써브웨이 레시피는 '우즈 정식', '기범(키의 본명) 정식' 등으로 불리며 특히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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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의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도 유명하다. 공차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티(tea)부터 당도, 얼음량, 토핑 등을 맞품으로 선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티·밀크티·스무디·과일 믹스 등의 음료 베이스를 선택한 후 5단계의 당도 조절과 얼음량 조절, 토핑 추가를 통해 자신만의 음료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최대 600여 가지의 다양한 조합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차의 대표적인 토핑은 밀크폼, 타피오카펄, 코코넛, 알로에, 화이트펄, 치즈폼 등이 있다. 각각의 토핑은 음료에 특별한 식감과 맛을 더해주며, 공차 인기 조합은 '베스트셀러' 메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커스터마이징'은 세대를 넘어 이제는 기본 서비스 옵션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적으로도 개인화가 진행되면서 일괄적인 레시피로 메뉴를 제공하기보다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가 예전보다 쉬워졌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며 "아울러 SNS를 통해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것'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와도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