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영끌…8월도 5대은행 주담대 '역대급' 7조원 이상↑

29일까지 7.3조↑…DSR 강화 전 30∼31일 몰려 최대 기록 경신 가능성도 가계대출 8.3조↑·3년4개월내 최대폭…신용대출도 석달 만에 반등 집거래 급증에 가계대출 단기 진정 어려워…주담·전세대 죄기 이어질 듯

2024-09-01     인터넷팀

금융당국 압박에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줄여도 좀처럼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역대급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짧아도 두세 달 안에 가계대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문턱도 당분간 계속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 주담대 증가폭 두달째 7조원 넘어…3년전 영끌 광풍 웃돌아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9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67조735억원으로, 7월 말(559조7천501억원)보다 7조3천234억원 불었다.

역대 월간 최대 증가 폭이었던 7월(+7조5천975억원)보다는 약 2천억원 적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주요 은행들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주택담보대출 한도·만기 축소 등의 강한 대출 억제 조치가 쏟아진 사실을 고려하면 두 달째 유례가 없는 급증세가 이어진 셈이다.

더구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9월 1일)을 앞두고 30∼31일 이른바 '막차' 수요가 몰렸다면, 8월 전체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8조원 안팎으로 7월 기록을 경신했을 가능성도 있다.

신용대출도 29일 만에 8천202억원(102조6천68억원→103조4천27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신용대출까지 최대한 끌어 쓰면서 3개월 만에 반등했다.

8월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8조3천234억원(715조7천383억원→724조617억원)으로, 2021년 4월(+9조2천266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 기록을 세웠다. 가계대출 역시 남은 영업일 이틀(30∼31일) 취급액까지 더해지면 9조원대에 이를 수도 있다.

2021년은 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0%대 기준금리(2020년 5월∼2021년 11월 0.5∼0.75%)를 바탕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2%대에 불과해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한창이던 시기다.

결국 3년 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으로 투자) '광풍' 당시와 비교해 현재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비슷하거나 더 빠르다는 뜻이다.

◇ 7월 서울 주택매매 1만건 넘어…2∼3개월 뒤 가계대출 증가로

은행권은 이런 가계대출 급증세가 당장 수개월 안에 급격히 꺾이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거래 시점으로부터 약 두세 달의 시차를 두고 실제 집행되는데, 최근까지 주택 매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7월 서울 지역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1만2천783건으로 6월보다 41%나 늘어 2년 11개월 만에 1만건을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도 지난달 '2분기 가계신용' 발표 당시 "주택 매매가 이뤄지면 2∼3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3분기 들어 7월에도 가계부채가 2분기 수준으로 늘고 있어 관련 기관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