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SK이노베이션, '100조 기업' 재탄생…주가 향방은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가결되면서 자산 100조원의 '초대형 에너지기업'이 탄생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이번 합병으로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중장기 시너지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7일 SK서린빌딩에서 합병계약 체결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결과 참석 주주 85.75%의 찬성률로 합병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양사의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합병법인은 오는 11월1일 공식 출범한다.
합병법인이 출범하면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규모의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우뚝 선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과 배터리 사업에 더해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결합해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요구에 대응한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해 나갈 방침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초대형 에너지기업의 탄생으로 기대 효과는 물론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병은 통과됐지만 허들도 존재한다. '주식매수청구권'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인데 회사는 보유 현금 1조4000억원과 시너지를 감안해 합병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의 합병·영업양수도 등이 주총에서 결의된 경우 그 결의에 반대했던 주주가 자신의 소유 주식을 회사가 매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에 기존 주주 중 합병 등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투하자본 회수를 보장함으로써 합병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
증권가에선 이번 합병으로 부정적 효과보다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SK E&S 합병 시 기대되는 효과는 SK이노베이션의 이익 변동성 완화 및 이익 창출 능력 확대"라면서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구조도 소폭 개선되고 SK E&S 주식 교환 과정에서 SKI의 발행주식수 약 58% 증가로 주당 가치 희석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과 SK온의 흑자전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부정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을 통해 희석 효과는 이미 반영됐으며 지금부터는 중장기 시너지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라면서도 "단기적으로 SK온에 대한 리스크는 주가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주식매수청구권 신청 많지 않을 것이고 SK E&S 원가 경쟁력 및 강한 성수기 전력 수요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합병으로 현금흐름 개선과 흑자전환 시점 앞당겨질 것"이라며 "최근 포드가 미국 투자 강화 및 전기차 양산 스케줄을 앞당기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수익성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가 저점은 확인한 것으로 판단, 향후 SK온 실적 개선이 중요한 주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