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임박…쟁점은 '매각가'

2024-08-27     김성수 기자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하 우리금융)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가 임박한 가운데 이들 보험사의 매각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주 진행한 현장 실사에서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는 판단이 나온 만큼 적정 '몸값'만 제시된다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8일 오전 열리는 이사회에서 동양·ABL생명 인수에 대한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동양·ABL생명의 지분을 최대 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 등으로부터 사들이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했다.

우리금융이 실사를 진행한 결과, 두 보험사와 기존 계열사의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적절한 인수 가격만 주어진다면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돌입할 것을 보인다.

앞서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실사를 일주일 연장한 바 있다. 

이는 지난달 25일 콘퍼런스콜에서 '보험사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과도한 지출(오버페이)에 거듭 선을 그어온 만큼 두 보험사의 현재 경영 상황과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검토해 적정 가격을 책정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에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취급'이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시이사회에서 동양·ABL생명 인수에 대한 안건이 통과돼 우리금융이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면 다음 단계인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사 대주주 적격심사 과정에서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경우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 혹은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전 회장의 부정대출과 관련해 관련자 제재와 함께 기관 제재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절실한 건 다자보험그룹도 마찬가지다. 다자보험그룹은 설립 시기부터 주요 우량자산 매각 및 민영화 작업을 진행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도 매각 대상으로 2019년 이후 매물로 시장에 나왔지만, 그동안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의지와 다자보험그룹의 매각 의지가 큰 만큼 가격 협상도 순조롭게 타결해 연내 인수 완료를 목표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자보험그룹이 연내 보험사들을 매각하고 한국 시장 철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매각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에서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취급과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리스크는 당국의 심사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며 "우리금융 측에 리스크가 발생한 만큼 당초 예상했던 가격보다 높은 몸값을 제시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