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도 꺾었다…편의점·백화점, '두바이 초콜릿' 모셔라

CU, 두바이 초콜릿 누적 판매량 155만개…선점 효과 '톡톡' 편의점선 '품절' 잇따라…백화점 팝업스토어는 '오픈런'까지 '디저트 트렌드' 변화 속도 빨라…인기 지속 여부는 '미지수'

2024-08-13     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최근 낯선 중동식 디저트 '두바이 초콜릿'이 한 때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탕후루'를 꺾고 인기 디저트 제품으로 등극했다. 

SNS를 통해 알려진 두바이 초콜릿은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으며 인기가 급등했다. 이에 주요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물론 백화점 업계까지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올라타려는 모양새다. 

두바이 초콜릿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도시 두바이에 있는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Fix Dessert Chocolatier)라는 업체의 제품이다. 초콜릿에 '피스타치오'와 튀르키예산 '카다이프'(중동 지역에서 즐겨 먹는 얇은 국수) 스프레드를 넣었다. 카다이프를 통해 바삭한 식감을 낸 것이 매력 포인트다. 

이 제품은 지난해 UAE 유명 인플루언서 '마리아 배히라'가 자신의 '틱톡' 계정에 먹는 영상을 올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해당 영상 조회수가 수천만 회를 넘어서면서 현지에서도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만수르(UAE 왕자·세계적인 거부)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두바이 초콜릿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우리나라 MZ세대도 곧바로 반응했다. 해당 영상이 올라온 틱톡은 MZ세대가 주요 이용하는 숏폼 플랫폼인 만큼 파급력이 더욱 컸다. 

두바이 초콜릿은 검색량 지표인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에서는 5월부터, 구글 트렌드에서는 7월부터 '탕후루'를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가장 핫한 디저트로 외식 시장을 주름잡던 탕후루를 밀어고 신흥 '디저트 강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다. CU는 두바이 초콜릿의 화제성이 커지며 이를 맛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우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현지 수입 대신 국내 중소기업과 협업해 두바이 스타일로 재해석한 초콜릿을 출시했다. 카다이프 대신 '한국식 건면'과 피스타치오 분말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CU

CU가 선보인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은 출시 당시 상품 입고와 동시에 초도물량 20만개가 품절됐고, 구매 '오픈런' 현상까지 빚어졌다. 두바이 초콜릿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니즈를 정확하게 파고든 것이다.   

후속 제품 출시를 위한 물밑작업도 빠르게 진행했다. CU는 압구정 인기 카페인 '이웃집 통통이'와 합작해 카다이프를 사용한 '두바이식 초코쿠키'도 기획 출시했다. 제품 출시 두 달 전부터 수입사에 컨택해 카다이프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덕분에, 업계에서 가장 빨리 카다이프를 넣은 디저트를 선보일 수 있었다.

CU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은 110만개, 두바이식 초코쿠키는 45만개가 팔리는 등 2종 제품 누적 판매량은 155만개를 넘어서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 시리즈 3탄으로 선보인 '피스타치오&카다이프 컵케이크'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판매 개시 이후 30분 만에 준비한 물량 5000개가 모두 동났다. 

이후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업체 모두 두바이 초콜릿 제품을 출시했다. GS25와 세븐일레븐 역시 사전예약 물량이 모두 단시간에 품절됐다. 마지막으로 이마트24도 두바이 초콜릿 2종을 출시하면서 고객 공략에 나섰다.

뿐만 아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도 두바이 초콜릿 팝업스토어(이하 팝업)를 잇따라 운영하며 고객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팝업 오픈과 동시에 오픈런이 벌어지는 등 소비자 반응도 좋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동 지역이라는 낯선 문화권의 디저트로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다는 '희소성'과 SNS 플랫폼을 통해 입소문이 나자 이를 따라서 소비하려는 '디토(Ditto) 소비' 행태가 겹치면서 '두바이 초콜릿'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 탕후루부터 요거트 아이스크림, 두바이 초콜릿까지 디저트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어 인기가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