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80원 치킨' 내놓은 이마트…'치킨 3만원 시대' 허물까

사전 기획·대량 매입 통해 '가성비' 갖춰…연중 '상시 판매' 개시 치킨 3사, 3년간 가격 인상률 12.6%…대체재로 '마트치킨' 주목

2024-08-12     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요즘 치킨값 생각하면 '대박'이죠. 전단지 보고 바로 치킨부터 사러 왔어요. 오후에 에어프라이어에 데워서 아이들 간식으로 주려고요"(40대 주부, 이모씨)

지난 9일 이마트 구로점 델리코너에는 마트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가 되자마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날부터 한 마리 6000원대로 가성비를 살린 '어메이징 완벽치킨' 판매를 개시했기 때문이다. 치킨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근처 매대를 지나가던 사람들까지 이목이 쏠렸다. 

이마트는 개시 첫날 점포당 약 100~150마리 물량을 선보였다. 이마트 구로점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5타임으로 나눠 각 타임마다 24마리씩 판매를 진행했다. 갓 튀겨낸 제품을 곧바로 소비자에게 전하기 위해 선택한 판매 방식이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맛 볼 수 있도록 '1인 1팩'으로 구매도 제한했다. 

이날 첫 타임 물량은 판매 10여 분만에 절반 이상이 빠르게 소진됐고, 20여 분만에 24마리 모두 '완판' 됐다. 뒤늦게 델리코너를 찾았다가 빈 매대만 보고 아쉬움에 돌아서는 사람도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늘도 4타임 더 판매되고, 기간 한정이라 아니라 앞으로 연중 상시로 판매될 예정이니 너무 아쉬워 마시고 다음에 또 찾아달라"고 설명하며 고객을 달랬다.

이날 인스타그램, X(옛 트위터) 등 SNS에도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가게 영업전부터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오픈 하자마자 달려가 물건을 사는 이른바 '오픈런'을 했다는 내용과 대기표 인증샷이 올라오는 등 관심이 이어졌다. 판매 첫 날부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안내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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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완벽치킨은 이마트가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마트 치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맛'과 '가성비' 모두를 만족시키는 치킨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선보인 제품이다. 

앞서 지난 2022년 6월 홈플러스가 6990원 '당당치킨'을 내세워 '마트 치킨 대전'을 일으켰다면, 이마트는 2년 전보다 더 저렴한 '1팩 6480원 치킨'을 통해 새로운 돌풍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포부다. 

우선 맛을 잡기 위해 계육은 국내산 8호닭을 사용했으며, 피코크 비밀연구소가 다양한 실험을 거쳐 만든 비법 파우더(쌀가루+15종 향신료)를 사용, 치킨 본연의 바삭한 식감과 진한 풍미를 살렸다.

특히 배달치킨과 달리 대형마트 치킨은 직접 구매 후 바로 먹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 최적의 레시피를 적용했다. 구매 후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해 190도에서 5분간 익히면 바삭함슬 살려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가격도 파격적으로 낮췄다. 이를 위해 7개월간 사전기획과 원료 대량 매입 과정을 거쳤다. 어메이징 완벽치킨 론칭을 위해 약 7개월 전부터 물량 계획, 레시피, 물류 구조, 맛 테스트 등 사전 기획을 진행했다. 올해 남은 5개월 동안 사용될 닭 원료육도 무려 100만수 넘게 계약하는 등 대량 매입 구조까지 선제적으로 갖췄다.

이처럼 이마트가 '맛성비(맛+가성비)' 치킨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던 이유는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마트 치킨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2년 당시에도 대형마트 치킨 열풍이 불었던 데에는 일반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인상이 주효했다. '치킨 2만원'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트 치킨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 치킨류 매출도 지속 상승세다. 해당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8% 신장했고, 올해 1~7월 역시 15% 가량 증가했다. 2022년 9월 '1팩 9980원'에 선보인 이마트 '생생치킨'은 출시 이후 22개월간(2022년 10월~2024년 7월) 약 250만팩 넘게 팔렸다.

치킨값 2만원 시대를 넘어 '3만원 시대'가 도래하면서 마트 치킨의 인기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BBQ는 최근 '황금올리브치킨' 가격을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리는 등 23개 제품 가격을 6.3% 인상했다. 지난해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조사에 따르면 3개 치킨 프랜차이즈(BBQ·bhc치킨·교촌치킨)의 3년간 평균 가격 인상률은 12.6%였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인 만큼, 가격적 메리트와 함께 품질 개선으로 맛까지 갖춘 마트 치킨이 대체재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플러스는 첫 제품 '당당 후라이드 치킨(6990원)'과 함께 '당당 시리즈'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당당치킨의 인기에 힘입어 당당 시리즈는 10여종으로 라인업이 확대됐고, 2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팩을 돌파했다. 올해 연말까지 당당 시리즈 판매를 위해 계육 460만팩 이상 물량을 확보했다. 

아울러 '당당 두 마리옛날통닭'과 '당당 허브후라이드치킨콤보' 등 1만원 미만에 즐길 수 있는 신제품도 추가로 선보였으며, 연일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 '뉴 한통가아아득치킨'도 핵심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며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다. 해당 제품은 한마리 반 상품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며, 오는 14일까지 일주일간 행사가인 999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트 치킨은 원재료 대량 구매를 통해 상품 원가를 낮추고, 마케팅 비용이나 배달 수수료 등 기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물가 부담으로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