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지배구조 개편 '일석이조'…주가 급등세

2024-07-23     전은정 기자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두산 주가가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알짜 계열사인 두산밥캣에 대한 지배력과 적자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의 재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은 23일 10시 35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4.37% 오른 20만3000원을 기록 중이다. 두산로보틱스는 7.15% 오른 8만5400원에 거래중이다.

최근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력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두는 것이 핵심이다. 개편안이 성공하면 두산그룹은 주식 교환을 통해 비용을 들이지 않고 두산밥캣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두산그룹은 이번 개편안을 통해 그룹의 사업 부문을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일원화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방침이다.

두산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인 두산은 두산밥캣에 대한 간접지분율은 기존 14%에서 42%로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됐다.

그동안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는 배당을 받지 못했는데 만약 두산로보틱스를 통해서 두산밥캣의 배당을 받으면 이익도 늘어난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화룡점정은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자 손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이 두산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편 성공 시 단기적으로 두산의 수혜는 두산밥캣에 대한 지배력 증가, 두산밥캣의 이익 현금 배당 유입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두산로보틱스의 재무 안정성도 확보되는 등 두산 입장에서는 관련 리스크까지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으로부터 지급받은 배당을 두산과 일반주주에 현금 배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별 현금 흐름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두산밥캣으로부터의 배당 수취가 가능해지며 두산로보틱스의 기업 및 지분가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의 선진시장 고객 접점을 활용하고 안정적인 실적 및 현금흐름을 보유한 자회사를 통해 배당 수익도 얻을 수 있다"며 "특히 로봇 사업에서 재무적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알짜 회사를 내주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상장 폐지 운명을 맞을 두산밥캣의 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두산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0.63주의 비율로 합병을 하는데 우량기업과 적자기업이 합병하는데 소수 주주에게 피해 보는 방식으로 합병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두산밥캣의 외국인 주주였던 테톤캐피탈의 션 브라운 이사는 전일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세미나에서 "합병 비율의 비대칭으로 인해 두산밥캣 주주들의 지분은 상당한 희석이 발생했다"며 "저희가 산정한 두산로보틱스의 적정 가치가 7000억원, 두산밥캣은 15조원으로 어마어마한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뼈저린 경험을 통해 이런 날강도가 생길 수 있겠다는 걸 깨닫고 격분해서 저희 지분 대부분을 장내 매도했다"며 "이사회가 이런 사안을 승인했다니 실망스럽고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