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가수 김민기 별세…향년 73세
대학로 소극장 '학전' 이끌어…저항정신의 대명사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저항정신을 상징하는 노래 '아침이슬'의 원작자이자 가수 김민기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그는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왔다.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지난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24일 발인 예정이다.
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경기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한 이후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고인은 가수 생활을 하면서 외압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 저항의 아이콘이 됐다. 1971년 발표한 데뷔 음반 '김민기'는 출반 직후 압수당했으며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 등 발표하는 노래들마다 잇따라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그는 1984년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결성해 프로젝트 음반을 발매했고, 연극에도 활발히 참여해 1973년 김지하의 희곡 '금관의 예수'와 이듬해 마당극 '아구' 제작에 참여했다. 1978년에는 노래극 '공장의 불빛'을, 1983년에는 연극 '멈춰선 저 상여는 상주도 없다더냐' 등을 연출했다.
특히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한 이후 공연을 연출하며 고(故) 김광석,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음악가들을 배출했다.
이곳에서 1994년 초연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아있다. 특히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린 설경구·김윤석·황정민·장현성·조승우 등 배우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그는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면서도 뮤지컬 '의형제'(2000), '개똥이'(2006)와 어린이극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을 연출하며 대학로 공연 문화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