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지구와 동물,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 꿈꾼다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비건이 되라는 것이 아닙니다. 식품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했고, 식품회사의 입장에서 이를 '대안'할 수 있는 식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드리려고 합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식물성 대안식'의 필요성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 기후위기 등 지구환경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서도 식물성 대안식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8월 '더 나은 지구와 맛있는 식물성 대안식'을 콘셉트로 내세운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론칭했다. 이를 통해 신세계푸드의 독자적 기술로 개발한 식물성 간편식을 선보이고, 식물성 대안식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며 대안식 시장 육성을 위해 힘 쏟고 있다.
이어 가루쌀을 활용해 만든 식물성 음료 '라이스 베이스드'와 귀리를 비롯한 슈퍼푸드로 만든 '식물성 체다향 치즈 슬라이스' 등 신제품 2종을 선보이며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유아왓유잇 코엑스점'에서 송현석 대표를 만나 식물성 음료 및 치즈 신제품에 대한 소개와 함께 대안식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Q. 식품 산업에서 마주한 '불편한 진실'은 무엇입니까?
== 기존의 식품 공급 시스템에서는 편리성, 맛, 생산성 등이 최우선 가치였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좇아 동물들에게 인공 감미료, 성장 촉진제, 항생제 등을 투여해온 결과, 기후 위기를 비롯해 동물 복지 문제, 인수간 전염병 등의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공장식 축산으로 키워지는 동물들의 평균 수명은 실제 수명보다도 훨씬 짧습니다. 축산 소의 경우 암소가 탄생하면 14~16개월 키운 뒤 바로 인공 수정을 합니다. 그리고 10개월 정도 임신기를 거친 다음부터 우유를 330일간 착유합니다. 결국 실제 수명이 20년인 젖소가 5.5년이면 생명을 다하고 맙니다.
젖소를 비롯해 돼지, 닭 등 이렇게 키워지는 가축의 수는 281.7억 마리에 달합니다. 사파리, 아마존 등 자연환경에서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둬서 키우는 동물의 수입니다. 지구 인구인 80억명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 동물들이 더 많은 곡물을 먹고, 더 많은 물을 섭취하고, 더 많은 매연을 내뿜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에도 '식품'이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전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중 15%가 축산업에서 발생하고, 이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교통수단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더 많습니다. 음식물쓰레기에 따른 메탄 발생량도 상당합니다.
그야말로 '먹는 것'이 지구와 인간을 위협하는 시기를 마주하게 된 것이죠.
Q. 식물성 대안식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까?
== 당장 우리가 마주한 불편한 진실을 100% 해결할 수는 없지만, 식품회사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보니 식물성 대안식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 만든 브랜드가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입니다.
유아왓유잇은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라는 뜻을 가진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이름이자 소셜 캠페인의 테마로 쓰고자 선택한 이름입니다. 유아왓유잇 제품이 더 팔릴수록 저희가 전파하려고 가치를 널리 알리는 소셜 캠페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거죠.
유아왓유잇을 통해 선보이는 식물성 대안식은 기존 식품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식물성 대안식은 무항생제, 무호르몬제, 자연방목 등을 통해 기존 식품보다 더 나은 재료로 만듭니다. 같은 음식이지만 항생제 등으로부터 자유롭고, 물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적어 환경적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기존 식품산업이 가진 불편한 점을 해소하면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식물성 기반 식품을 소비자들에게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Q. 새롭게 출시하는 식물성 음료와 치즈의 특장점은 무엇입니까?
== 지구와 동물,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미약하나마 힘이 되고자하는 마음으로 이번 신제품을 만들었습니다.
먼저, 식물성 음료인 '유아왓유잇 라이스 베이스드'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도 섭취할 수 있고 콜레스테롤 문제로부터도 자유롭습니다.
'우리 쌀'을 활용해 만들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소비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가루 쌀' 육성 및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신세계푸드도 동참해 '국산 가루 쌀'과 현미유 등을 활용해 신제품을 개발했습니다. 단순히 쌀맛이 나는 재료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실제 가루 쌀을 10% 이상 사용한 것이 특징이고요.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각종 우유와 식물성 베이스 우유 중 쌀을 활용한 음료는 신세계푸드가 최초입니다.
우리 쌀을 사용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19종 알레르기 유발물질로부터도 안전하면서 젖소 없이 몸에 좋은 '밀크프리' 개념으로 즐길 수 있어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주인공인 '유아왓유잇 식물성 체다향 치즈 슬라이스'는 슈퍼푸드인 귀리와 캐슈넛 등 프리미엄 식물성 원료를 블렌딩해 만들었습니다. 식물성 치즈이지만 질감을 동물성 치즈에 뒤쳐지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동물성 치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식물성 치즈 신제품이 아토피 유발 등의 문제 없이 먹을 수 있는 대안식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유아왓유잇 라이스 베이스드'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되지는 않을까요?
== 유아왓유잇 라이스 베이스드 가격은 현재 4980원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고급형 우유 정도 가격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대안식품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 시장 확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가 소비자 가격 책정에 연구개발(R&D) 비용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대안식품이 기존 동물성 식품보다 1.8배 정도 비쌌습니다.
저희는 얼마의 투자비용이 들었건 소비자 가격은 동물성 제품을 먹을 때와 유사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유제품 관련 대안식품은 현재 1.1~1.2배 수준인데 추후 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우유 원유값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식물성 베이스 음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퀄리티와 가격적인 면 모두 동물성 제품보다 좋은 선택지가 될 것입이다.
Q. 앞서 선보인 식물성 제품들의 시장 반응과 앞으로 사업 추진 방향이 궁금합니다.
== 스타벅스 푸드, 이마트 베이커리, 급식 사업 메뉴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식물성 대안 식품을 선보인 결과, 1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내며 시장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미 식물성 단백질을 포집하고 응용하는 기술은 만들어진 상태인 만큼, 지금부터는 휘핑크림, 스프레드, 푸딩 등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제품을 만들어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도 이를 재료로 활용한 메뉴를 선보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예전의 재료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건강한 제품들을 소개해, '더 나은 식품'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1968년생인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미주리주립대 신문학부와 노스웨스턴대 마케팅 석사를 졸업했다. CJ엔터테인먼트 미주법인 매니저, AOL-타임워너 워너뮤직 마케팅부장, 맥도날드 마케팅 팀장, 얌 브랜즈 피자헛 미국 본사 브랜드 총괄 임원, 오비맥주 마케팅 총괄 부사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8년 마케팅담당 상무로 신세계푸드에 합류한 뒤 2020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9월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신세계L&B 대표까지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