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외식이 웬말'…고물가에 '홈보양식' 뜬다
삼계탕 한 그릇 '2만원' 육박…외식비 부담 가중 합리적 가격·간편한 조리 '간편 보양식' 매출 증가세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해 삼삼오오 모여 '삼계탕 나들이'를 하던 여름철 보양식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다.
외식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영향으로, 때이른 여름 무더위에 늘어난 보양식 수요가 간편식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합리적인 가격에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간편 보양식'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코리아(NIQ)에 따르면 최근 1년 삼계탕(상온) 시장 규모는 약 269억원으로 전년 동기(264억원) 대비 약 2% 성장했으며, 2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외식 물가 부담으로 인해 '보양식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보양식 물가 상승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소비자원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여름 대표 보양식을 꼽히는 삼계탕 가격이 5월 서울 지역 기준 1만6885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만6423원) 대비 2.9% 오른 것으로, 5년 전인 2019년 5월(1만4462원)과 비교하면 무려 16.8%나 뛰었다.
또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삼계탕 가격은 1만5000원~1만6000원대로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그나마 저렴한 지역은 1만4000원대를 기록한 울산광역시와 전라북도뿐이었다. 1만원 지폐 한 장으로는 전국 어디에서도 삼계탕 한 그릇을 사먹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서울 지역의 유명 삼계탕 식당인 '토속촌삼계탕'과 '고려삼계탕'은 이미 기본 삼계탕 가격이 2만원을 달성했고, 오골계로 변경하거나 산삼·전복 등이 들어가면 2만원 중반에서 3만원까지도 가격이 치솟았다.
이처럼 삼계탕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편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간편 보양식 카테고리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0.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신장률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4월 중순부터 이어진 역대급 더위로 기력 보충을 위한 보양식 수요가 늘어났고, 외식 물가 상승으로 '홈 보양족' 역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GS25는 매년 7월 복날 시즌에 선보이는 '간편 보양식' 신제품 6종을 평년보다 1~2주일 앞당겨 선보이며 복날 수요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제품은 △전기구이한마리통닭 △한마리민물장어덮밥 △유어스하림바라반계탕600g △통닭다리칼국수 △장민호의장어추어탕600g △장민호의장어추어탕466g 등이다.
식품업계도 홈 보양족 공략을 위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올반 삼계탕 2종의 지난달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증가했다. 이 같은 판매량 증가에 대해 신세계푸드 측은 이른 무더위와 외식물가 부담의 영향으로 삼계탕 간편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올반 삼계탕 판매량은 △2021년 18만개 △2022년 22만개 △2023년 38만개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올해 판매량 역시 지난해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55만개를 생산했다.
대상 청정원의 간편식 브랜드 '호밍스'는 최근 신제품 '녹두삼계탕'을 출시했다. 외식 전문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크기인 5호닭 한 마리를 통째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1인 가구는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합리적 가격으로 고품질의 보양식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신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오뚜기는 삼계탕에 구수한 누룽지를 더하고 1인가구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소규격화한 신제품 '옛날 누룽지닭다리삼계탕'을 선보이며 여름철 보양식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때 이른 무더위로 인해 올해는 이미 4월부터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보양식 수요가 일찍부터 늘어가고 있는데다 외식 물가 상승에 따른 간편식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예년보다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