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지분 매각 없다지만…네이버·소뱅, 긴 기싸움 예고

일본내 네이버 다른 사업 악영향 우려…가격 이견도 클 듯

2024-07-02     인터넷팀

라인 애플리케이션 운영사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일본 당국에 보고하면서 네이버는 13년 키운 라인을 강제로 빼앗길 위기에서 일시적으로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라인야후 공동주주 소프트뱅크가 일본 정부를 등에 업은 채 라인에 대한 영향력 확대와 네이버의 영향력 차단 확대에 나설 것이 확실시돼 치열한 기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 라인 영향력 유지 관건…日 정부 지분매각 압박 심화 가능성도

정보 유출 문제로 일본 정부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은 라인야후는 1일 일본 총무성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곤란한 상황이지만 계속 논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행정지도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다.

"양사 간에 단기적인 자본 이동에는 곤란이 따른다는 인식에 도달했다는 공유를 받고 있다"는 게 라인야후 설명이다.

라인야후가 모회사 A홀딩스의 자본관계 재검토를 공동 대주주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에 의뢰했지만, 한국 내 고조된 반일정서 등으로 당장 네이버 쪽 지분 매수가 힘들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일단 라인야후가 단기적 자본 관계 재검토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보고한 만큼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당장 팔아야 하는 압력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라인야후에 두 차례나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구한 일본 정부다. 요구가 관철되지 않은 상황을 장기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업무 위탁 종료 등 라인야후와 관계 단절이 예정된 네이버로서는 갈등이 길어질 경우 일본 내 다른 사업이 일본 정부로부터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우려해야 할 처지다.

관계 단절이 현실화하면 지분법 이익 2천500억원 정도만 당기순이익에 반영할 뿐 연간 수백억원대로 추정되는 라인야후 관련 인프라 매출이 사라진다.

◇ 헐값 매각도 어려운 상황…지분 전액 매각 시 10조원대 예상

라인야후의 실질적 경영권을 갖지 못한 데다 인프라 매출까지 놓치게 된 네이버가 일본 내 다른 사업을 지키기 위해 A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려 할 경우 매각 대금을 둘러싼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A홀딩스는 라인야후의 주식 약 65%를 갖고 있고 소프트뱅크와 네이버는 A홀딩스 지분을 50%씩 갖고 있다.

라인야후 시가총액이 약 24조7천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의 지분 가치는 단순 계산으로도 8조원이 넘는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경우 10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게 국내 증권가 분석이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지분 인수 대금을 아끼려는 태도를 보여왔다.

미야카와 준이치(宮川 潤一)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5월 결산설명회에서 A홀딩스 지분의 추가 매입과 관련해 "금액이 높고 비싸고 하는 것은 물론 있지만…"이라며 고가 인수에 부정적 인상을 내비쳤다.

당시 그는 "100%를 사면 여러 가지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지만 51%대 49 정도라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매입 규모는 다양할 수 있고 그에 따라 파급효과는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소프트뱅크는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에 대규모로 투자하려면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을 고가 매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