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요동칠 때 자존감보다 회복력
스티븐 사우스윅 등 3명/김영사/1만8800원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우리는 각자 인생의 어려움에 마주했을 때 이들과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PTSD 증상을 겪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그들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어떻게 자신의 강점을 끌어내는지 살필 좋은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회복력 높은 사람들의 특별한 태도와 사고방식, 감정, 행동을 배워 그들이 전하는 조언을 따르고자 노력했다. 이 책이 지금 여러분 앞에 놓인 문제는 물론 앞으로 분명 겪게 될 문제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삶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다. 사랑하는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 따돌림, 차별, 개인적 비극, 국가적 재난, 자연재해, 전염병, 전쟁 등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고통스러운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이때 어떤 이는 두려움과 슬픔에 잠식되고, 어떤 이는 견뎌내고 성장한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자존감일까, 타고난 성향일까? 혹은 정신 승리일까? '마음이 요동칠 때 자존감보다 회복력(원제: Resilience)'의 저자이자 세계 최고의 정신의학 전문가인 세 사람은 '회복력'이라고 답한다. 바로 '역경을 헤쳐나가고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능력'이다.
이 책은 신경과학과 트라우마 연구, 30년 이상의 임상 경험, PTSD를 극복한 내담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완성한 저자들의 오랜 탐구의 결과물이다.
개인의 몸과 마음부터 사회적·문화적 시스템, 후성유전학과 신경가소성의 과학까지 총망라해 회복력이란 무엇이며, 이를 기르고 어떻게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긍정, 직면, 도덕적 나침반, 종교와 영성, 사회적 지원, 롤모델, 몸 관리, 마음 단련, 유연성, 성장 등, 이른바 인간의 회복력을 결정짓는 10가지 요인으로 정리했다.
이 책이 강조하는 점은 회복력은 선택받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이다. 회복력은 훈련 가능한 것임을 수많은 연구와 PTSD를 극복한 사람과의 인터뷰들, 저자들의 인생 이야기로 증명한다. 크게는 9·11테러 생존자부터 작게는 코로나19 팬데믹, 묻지마 범죄, 암 투병에 대한 개인의 경험담까지 인생의 버거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일화가 가득하다.
삶은 우리가 지닌 것으로 무엇을 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인생의 역경을 마주하고 극복하는 일이 쉽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그보다 현재,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고 권한다. '일이 이렇게 되어 더 잘된 점을 무엇일까' 하고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다. 한계를 인정하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자신과 타인에게 더욱 마음을 열고 이해심을 발휘할 수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고통의 시대,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회복력이 무엇인지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