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부채 비율, 새 기준 적용에도 여전히 세계 1위

작년 말 93.5%…'100% 하회' 목표 달성에도 '하향 안정화' 과제 기업부채 비율은 4→5위…일본과 자리바꿈

2024-06-09     인터넷팀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 연도 개편으로 국민총생산(GDP) 등의 지표가 크게 개선됐으나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세계 주요국 가운데 1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세계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른 나라들도 저마다 5~10년에 한 번씩 기준 연도를 개편하기 때문에 이 같은 최상위권의 순위는 국내 부채 규모가 획기적으로 축소되지 않는 한 빠르게 바뀌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 가계도 기업도 최상위권 부채 비율 여전

9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기준 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한 데 따라 100.4%에서 93.5%로 6.9%포인트(p) 낮아졌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 역시 122.3%에서 113.9%로 8.4%p 떨어졌다.

이는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규모가 그대로이지만, '분모'인 지난해 명목 GDP 규모가 2천236조원에서 2천401조원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GDP가 크게 늘어난 뒤로도 각 부채 비율은 다른 나라들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협회(IIF)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새 기준 연도에 따르더라도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 중 가장 높았다.

세계 2위인 홍콩(93.3%)과의 격차가 7.1%p에서 0.2%p로 축소됐으나, 한국을 제외한 33개국 평균치(34.2%)를 크게 웃도는 1위를 유지했다.

태국(91.6%), 영국(78.5%), 미국(72.8%) 등 5위권 국가들과도 차이가 작지 않았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의 경우 기준 연도 개편에 따라 한국의 순위가 세계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114.5%로 종전 5위에서 4위로 올라서며 한국과 자리를 바꿨다.

홍콩이 258.0%로 다른 나라들보다 월등히 높은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중국(166.5%), 싱가포르(130.6%) 등 아시아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