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부채 비율, 새 기준 적용에도 여전히 세계 1위
작년 말 93.5%…'100% 하회' 목표 달성에도 '하향 안정화' 과제 기업부채 비율은 4→5위…일본과 자리바꿈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 연도 개편으로 국민총생산(GDP) 등의 지표가 크게 개선됐으나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세계 주요국 가운데 1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세계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른 나라들도 저마다 5~10년에 한 번씩 기준 연도를 개편하기 때문에 이 같은 최상위권의 순위는 국내 부채 규모가 획기적으로 축소되지 않는 한 빠르게 바뀌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 가계도 기업도 최상위권 부채 비율 여전
9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기준 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한 데 따라 100.4%에서 93.5%로 6.9%포인트(p) 낮아졌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 역시 122.3%에서 113.9%로 8.4%p 떨어졌다.
이는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규모가 그대로이지만, '분모'인 지난해 명목 GDP 규모가 2천236조원에서 2천401조원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GDP가 크게 늘어난 뒤로도 각 부채 비율은 다른 나라들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협회(IIF)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새 기준 연도에 따르더라도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 중 가장 높았다.
세계 2위인 홍콩(93.3%)과의 격차가 7.1%p에서 0.2%p로 축소됐으나, 한국을 제외한 33개국 평균치(34.2%)를 크게 웃도는 1위를 유지했다.
태국(91.6%), 영국(78.5%), 미국(72.8%) 등 5위권 국가들과도 차이가 작지 않았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의 경우 기준 연도 개편에 따라 한국의 순위가 세계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114.5%로 종전 5위에서 4위로 올라서며 한국과 자리를 바꿨다.
홍콩이 258.0%로 다른 나라들보다 월등히 높은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중국(166.5%), 싱가포르(130.6%) 등 아시아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