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물로…너도나도 '군침'
신선식품·퀵커머스 사업 등 역량에 수익성도 '탄탄' SSM 3사·알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 '인수후보' 거론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 부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물로 내놓았다. 홈플러스의 알짜배기 사업으로 알려진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경쟁사가 인수할 경우 단숨에 '업계 1위'로도 도약할 수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홈플러스는 최근 모건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나섰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중 국내외 유통기업과 이커머스 플랫폼 등 잠재 후보군 10여 곳과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당시 금융권에서 4조3000억원을 빌려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통상 기업 가치를 올린 후 재매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9년째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인수 10년차를 맞는 MBK가 이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엑시트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가 2021년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속 수익성을 입증하고 있는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이는 '사양 산업'으로 일컬어지던 SSM 시장이 다시금 '부흥기'를 맞은 영향이 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유통업계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요 SSM 업체(홈플러스 익스프레스·GS더프레시·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이는 2016년 이후 최대 성장폭으로, 편의점(6.0%), 대형마트(4.0%), 백화점(5.5%) 등 다른 유통 채널보다도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SSM 시장 성장에 다시 탄력이 붙은 것은, 1~2인 가구의 확대와 함께 소용량·신선식품 등 근거리 소비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2023년 회계연도(2023년3월~2024년2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출은 1조2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가 영업손실 1994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부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적 견인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004년 출범 후 현재 전국에 413개 매장을 보유한 국내 '빅4' SSM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전체의 75%가량인 235개 점포가 수도권에 분포해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SSM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수도권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수도권 중심의 점포망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즉시 배송'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점포 반경 2~2.5㎞ 이내 거주하는 고객이 밤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1시간 내외로 배송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2021년 도입 후 현재 전국 약 80%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최근 2년간(2022년3월~2024년3월) 연평균 성장률은 80%대 이상이며, 평균 객단가는 4만원대 중반대에 달한다.
이처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온·오프라인 양 채널에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옴니채널'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체들은 더욱 군침 흘리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신선식품 역량에 즉시 배송이 가능한 수도권 중심의 촘촘한 배송망을 확보한다면, 퀵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SSM 업체들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꾸준히 매출 실적을 내고 성장성을 입증하면서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특히 인수 이후 단숨에 업계 1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딜'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인수 후보자로 언급되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우 물류센터 구축이 필요한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막대한 자금을 소모하지 않고서 전국에 물류센터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홈플러스 측은 "다수의 유통 업체들이 익스프레스 사업부문에 관심을 보여 지속성장을 위한 여러 전략적 선택지 중 하나로 매각 가능성과 효과를 검토하는 단계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향후 매각으로 이어지더라도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전제될 것이며, 현 가맹점주들과 맺은 계약도 보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배송 인프라와 서비스 강화하는 것은 물론 차입금 상환을 통해 실적과 재무구조 혁신도 꾀한다.